호메로스-키케로-미켈란젤로 ‘眞善美의 삶’
인문학은 문제에 대한 모범 답안을 직접 제시하기보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과 방법을 알려준다. 경영자들의 현실 적응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줌으로써 의사 결정의 질을 높여준다는 데 인문학의 진정한 가치가 있다. DBR그래픽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지는 이 시대에 진정으로 인문학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이고 어떤 교훈을 주는지 김상근 연세대 신과대학 교수가 진단한다. 시공을 초월한 인문학적 성찰의 기본 정신인 ‘탁월한 진선미(眞善美)의 삶’을 통찰한 이 글의 원문은 DBR(동아비즈니스리뷰) 86호(8월 1일자)에 실려 있다.
○ 그리스 시대(眞) 호메로스의 인문학-나는 누구인가
호메로스는 첫 구절부터 오디세우스를 강인한 영웅으로 묘사하기보다 마음속에서 많은 고통을 당하는 존재라고 밝혔다. 세상의 모든 리더는 고통을 당하는 사람이다. 높은 지위에 올라갈수록 그 고통이 깊어진다.
리더는 또한 고통을 묵묵히 견디는 사람이다. 더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고 솔선수범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혹사시켜야 한다. 이때 오디세우스는 세이렌의 유혹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를 돛대에 꽁꽁 묶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가”란 질문을 해야 한다. 호메로스가 내린 결론은 ‘우리는 고통을 견뎌야 하는 사람’이란 사실이다. 진실로 참된 인간이 되려면 ‘고통을 견뎌야 하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호메로스 인문학의 요체다.
○ 로마 시대(善) 키케로의 인문학: 내가 지켜야 할 의무는 무엇인가
키케로는 남을 돕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라고 설명했다. 정의로운 사회는 강자가 초법적으로 군림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강자가 약자를 돌본다. 이런 사상을 담고 있는 아래 구절은 키케로의 ‘의무론’에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길을 잃고 방황하는 자에게 친절하게 길을 가르쳐주는 사람은 마치 자신의 등불로 다른 사람의 등에 불을 붙여주는 것과 같다. 남에게 불을 붙여줬다고 해서 자신의 불빛이 덜 빛나는 것은 아니다.”(1:51)
○ 르네상스 시대(美) 미켈란젤로의 인문학: 나는 어떤 아름다움의 흔적을 남길 것인가
르네상스 시대는 아름다움에 대한 찬미의 시대였다. 미켈란젤로가 20대 후반에 완성한 걸작 ‘다비드’상을 보자. 5m가 넘는 거대한 순백(純白)의 대리석에 미켈란젤로는 생명을 불어넣었다. 차가운 대리석 표면에 온기가 돌고 깊이 파인 눈에서는 광채가 뿜어 나온다. 예술사가들이 “조각이란 장르는 이 작품으로 끝이 났다”는 평가를 내릴 정도로 탁월하다.
미켈란젤로 ‘다비드상’
우리 모두는 죽음이란 최후를 맞이한다는 게 인문학적 성찰의 마지막이다.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데 우리는 어떤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 다했을 때 뒤에 남게 될 인생의 무늬는 진정 아름다울 것인가 아니면 추할 것인가.
김상근 연세대 신과대학 교수
정리=김남국 기자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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