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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로왕은 인도서 온 세력의 수장”

입력 | 2011-07-22 03:00:00

이상돈 씨 ‘구지가’ 재해석 “거북은 인도서 왕 상징 동물 김수로왕 등극 건국의 노래”
가락중앙종친회선 반발




경남 김해시에 있는 가야의 시조 김수로왕의 능. 동아일보DB

“허왕후뿐만 아니라 가야국 시조인 김수로왕 역시 인도인이다. 가야의 건국가요인 ‘구지가(龜旨歌)’를 해석한 결과 김수로왕은 인도에서 철기문화와 함께 한반도에 들어온 외래 민족집단의 수장이다.”

이상돈 전 중국 산둥대 교수가 고대시가인 구지가를 새로 해석해 김수로왕에 대한 파격적인 주장을 내놓았다. 이 교수는 최근 나온 국제언어인문학회 학술지 ‘인문언어’ 13권 1호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 ‘쉽게 풀어본 구지가사의 해석’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구지가의 핵심인 ‘거북’을 김수로왕으로 보았다. 그는 “인도에서 거북은 왕을 상징하는 동물이고 구지가의 2행 ‘머리를 나타내라(首其現也·수기현야)’는 표현도 왕에 대한 존경의 의미, 어서 나타나 왕위에 등극하시라는 기원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교수는 “구지가의 ‘지(旨)’는 왕의 명령을 뜻하며 따라서 구지가는 엄밀히 말해 거북 임금님의 명령으로 부른 노래”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렇게 볼 경우 1, 2행 ‘거북아 거북아/머리를 나타내라’의 내용과 3, 4행 ‘만약 나타나지 않으면/구워먹겠다(若不現也 燔灼而喫也·약불현야 번작이끽야)’의 내용이 모순이 된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3, 4행 시구는 원래 없었던 표현인데 수백 년 후 지어진 ‘해가’(海歌)의 뒷부분이 은연중에 붙어 정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구지가를 부를 때 양손에 흙을 쥐고 노래를 부르는데 이런 의식은 현재 인도에서 국가 경축행사 때 행해진다. 이런 점으로 보아 김수로왕은 분명 인도에서 왔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주장에 대해 기존 국어국문학계에서는 고전시가에 대한 다양한 해석 중 하나가 추가된 것으로만 여기는 분위기다. 김수로왕을 시조로 모시는 가락중앙종친회에서는 “김수로왕이 외래세력이라는 주장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월간 ‘가락회보’의 허영균 편집장은 “이 교수의 주장을 종친회 입장에서 전혀 수용할 수 없다. 우리는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기록된 내용만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