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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육상 준비하는 사람들]도핑지원 담당관 박주희 씨

입력 | 2011-07-22 03:00:00

장비 확인에서 검사관 교육까지… 2000여 선수 도핑테스트 도맡아




박주희 씨는 요즘 도핑 장비 인수를 앞두고 정신없이 바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맡은 일이 참가 선수들에게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소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대회에서 금지 약물로 우승하는 선수가 없도록 하겠습니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에서 도핑지원 담당관으로 일하고 있는 박주희 씨(32·여)의 각오는 당차다. 행여 약물을 복용한 선수가 우승이라도 한다면 수년간 금메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온 선의의 피해자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불미스러운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박 씨의 목표다. 그래서인지 박 씨의 모든 일처리는 ‘열정’이 묻어난다. 그는 “평소 지론이 ‘정정당당한 삶’이다”라며 “참가 선수 모두가 제 기량을 발휘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박 씨의 역할은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의 도핑을 담당할 총 170여 명의 검사관을 돕는 것이다. 경기 전 ‘사전 검사’와 대회 기간 중 ‘사후 검사’로 나뉘는 도핑 검사는 업무별로 검사관들을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전 검사는 채취한 혈액으로, 사후 검사는 소변 시료로 실시한다. 총 47개 종목, 2000여 명의 참가 선수는 도핑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박 씨는 8월부터 도핑검사관들에게 이번 대회에 필요한 세부 업무 교육을 할 예정이다. 그는 “8월 중순쯤 검사관들을 실전 배치할 예정”이라며 “그들의 손발이 되어 주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소개했다. 박 씨는 얼마 전까지 총 40명의 대학생 도핑검사관 교육도 맡아 진행했다. 시료 채취 과정 이론은 물론이고 몇 주간의 실기 수업도 실시했다. 경남 진주 전국체전, 경북 경주 동아마라톤 등 국내 육상경기대회에도 대학생과 같이 동행해 현실 감각을 높여줬다.

박 씨는 요즘 도핑검사실에 들여올 장비들 때문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7월 말까지 시료채취병, 바늘, 알코올 솜 등이 담긴 혈액도핑키트 2500여 개와 선수촌 의무실에 설치될 혈액분석기기 등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으로부터 넘겨받는다. 8월부터 하나씩 목록을 확인하고 제자리에 배치할 예정이다.

도핑장비 확인에서 관련 교육까지 모두 가능한 이유는 박 씨가 국제도핑검사관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화여대에서 체육학 학사 및 석사학위를 취득한 그가 도핑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8년 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 입사해 국제협력팀에서 일하면서부터다. 박 씨는 “2년간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반도핑기구(NADO) 등의 국제도핑전문가들과 교류하고 교육을 받으면서 이 분야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위에서 일하고 있는 박 씨는 “앞으로 국내 도핑 분야 최고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