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확인에서 검사관 교육까지… 2000여 선수 도핑테스트 도맡아
박주희 씨는 요즘 도핑 장비 인수를 앞두고 정신없이 바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맡은 일이 참가 선수들에게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소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에서 도핑지원 담당관으로 일하고 있는 박주희 씨(32·여)의 각오는 당차다. 행여 약물을 복용한 선수가 우승이라도 한다면 수년간 금메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온 선의의 피해자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불미스러운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박 씨의 목표다. 그래서인지 박 씨의 모든 일처리는 ‘열정’이 묻어난다. 그는 “평소 지론이 ‘정정당당한 삶’이다”라며 “참가 선수 모두가 제 기량을 발휘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박 씨는 요즘 도핑검사실에 들여올 장비들 때문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7월 말까지 시료채취병, 바늘, 알코올 솜 등이 담긴 혈액도핑키트 2500여 개와 선수촌 의무실에 설치될 혈액분석기기 등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으로부터 넘겨받는다. 8월부터 하나씩 목록을 확인하고 제자리에 배치할 예정이다.
도핑장비 확인에서 관련 교육까지 모두 가능한 이유는 박 씨가 국제도핑검사관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화여대에서 체육학 학사 및 석사학위를 취득한 그가 도핑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8년 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 입사해 국제협력팀에서 일하면서부터다. 박 씨는 “2년간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반도핑기구(NADO) 등의 국제도핑전문가들과 교류하고 교육을 받으면서 이 분야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위에서 일하고 있는 박 씨는 “앞으로 국내 도핑 분야 최고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