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IBK 경제硏, 中企 3180곳 비교분석
연간 6000억 원대로 추산되는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은 그동안 중소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여왔다. 그러나 모(母)기업의 탄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서울통신기술이 기존 시장을 흔들어 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 계열 비상장 중소기업들이 모기업의 지원을 바탕으로 손쉽게 장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30대 대기업 계열 중소기업은 155개(종업원 수 300인 미만)에 이른다.
대기업 계열 중소기업의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률은 6.49%였다. 매출액이 1억 원이라면 649만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는 얘기다. 반면 일반 중소기업 중 중소기업에 납품하는 업체의 영업이익률은 5.25%, 대기업에 납품하는 업체는 4.89%에 그쳤다. 똑같이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이라도 대기업 계열이면 일반 중소기업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32.7% 높았다.
2007∼2010년에 일반 중소기업은 6%대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올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특히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가 미친 2009∼2010년 일반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상당 폭 줄어든 반면 대기업 계열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09년 5.61%에서 이듬해 6.49%로 늘어났다.
이는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 계열인 한덕화학은 지난해 매출액 524억6300만 원 가운데 계열사 물량이 315억2600만 원으로 약 60%에 달했다. CJ 계열인 CJ씨푸드는 지난해 매출액(1110억8300만 원) 중 80.7%(896억3600만 원)가 계열사 내부거래에서 나왔다. 이들이 일반 중소기업에 비해 장사를 손쉽게 한 것은 연구개발비를 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대기업 계열 중소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0.44%로 일반 중소기업(0.88%)의 절반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기술개발에 소극적이었는데도 오히려 더 높은 수익을 올리는 묘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조봉현 기업은행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대기업 계열 중소기업은 계열사 중심으로 판로(販路)가 이미 확보돼 있는 데다 모기업의 연구개발 성과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개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공정위는 최근 대기업의 기술탈취를 막기 위해 ‘기술자료 제공 요구·유용행위 심사지침’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이 지침은 대기업이 압력을 행사해 중소기업 기술을 이전받은 뒤 다른 중소기업에 넘기거나 중소기업과 공동기술개발을 한다는 것을 빌미로 기술을 탈취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