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컨버터 품귀현상… 출혈경쟁에 가전업계 비명
일본이 24일 낮 12시를 기점으로 아날로그 방송을 끝내고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했다. 내년 말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하는 한국보다 1년 반 정도 빠른 셈이다. 일본은 47개 광역단체 가운데 동일본 대지진 피해지역인 미야기, 이와테, 후쿠시마 등 3개 현을 제외한 44개 지역에서 이날 낮 12시부터 아날로그 송출을 중단했다. 대지진 피해지역에선 내년 3월 말까지 디지털과 아날로그 방송을 병행한다.
일본에선 완전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에 따라 국민이 양질의 TV 화면을 시청하는 것 외에도 디지털 관련 산업의 발전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다. 올 초부터 디지털TV와 컨버터 수요가 폭발해 관련 제품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가전제품 양판점인 비쿠카메라는 최근 컨버터 매출이 평소의 40배로 늘었다. 다만 디지털 대형 특수를 기대했던 가전업계는 과도한 출혈 경쟁으로 제품 가격을 턱없이 내리는 바람에 오히려 경영 압박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평판 디지털TV의 평균 가격은 50만 엔이었으나 2006년엔 16만 엔, 현재는 4만 엔으로 급락했다.
또 아직 디지털TV를 구입하지 않았거나 기존의 아날로그TV로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변환해 주는 컨버터를 사지 못한 ‘디지털 난민’ 가구가 10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