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캠프 캐럴에 고엽제를 매립할 때 직접 참여했다고 주장한 퇴역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 씨(오른쪽)와 필 스튜어트 씨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등의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서 당시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 주한미군 고엽제 피해자 국회 증언대회’에 참석해 떨리는 목소리로 증언을 하던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 씨(54)는 감정이 복받치는 듯 눈물을 보였다. 경북 칠곡 미군기지인 캠프 캐럴에 고엽제(에이전트 오렌지)를 매립했다는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하우스 씨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시민단체 ‘주한미군 고엽제 등 환경범죄 진상규명과 원상회복 촉구 국민대책회의’의 초청으로 24일 방한했다.
고엽제 후유증으로 당뇨 녹내장 피부발진 등을 앓고 있는 그는 “1978년 늦봄 또는 초여름부터 거의 6개월 동안 일주일에 두세 차례 캠프 캐럴 내 헬기장 뒤 D구역에 드럼통을 매립했다”고 말했다. 이어 “1979년 초 이곳을 방문했을 때 주변의 야채들이 모두 죽어 있었고 토끼, 새, 다른 동물들도 떼죽음을 당했다”고 회고했다.
또 하우스 씨는 “나와 함께 고엽제를 파묻은 6명의 동료와 연락을 하고 있으며 그들은 기꺼이 한국에 와서 증언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27일 하우스 씨와 경북 칠곡 캠프 캐럴을 방문하기 위해 미군 측과 협의하고 있다.
임진강 고엽제 방류를 증언한 전 미 육군대위 필 스튜어트 씨(63)도 이 자리에 참석해 “고엽제를 비무장지대(DMZ) 부근뿐 아니라 한국 전역에서 사용했다는 퇴역군인들의 진술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1968∼69년 경기 파주시의 옛 미군 캠프 피터슨과 캠프 이든 앨런에서 근무한 그는 “내 부하들은 고엽제 살포작업을 마치고 나면 마을 빨래터에서 장비와 군복을 세척했기 때문에 오염된 물이 상수공급원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