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1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이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작년 동기(同期) 대비 0.4% 증가했고, 직전 분기인 1분기보다는 0.1% 줄었다. 건설업 침체가 이어진 데다 미국 경기회복 부진, 유럽 재정위기, 동일본 대지진, 국제 원자재값 상승 같은 악재로 수출 증가세가 주춤해진 탓이다. 성장과 소득 모두 비상(非常)이다.
▷한국은행은 하반기에는 성장률 회복을 기대하지만 불확실성이 곳곳에 널려 있다. 수출 주력제품인 D램 반도체 값은 사상 최저치인 0.75달러로 떨어졌다. 재정적자로 몸살을 앓는 미국 유럽 일본 경제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 강세로 수출의 가격 경쟁력 부담도 커졌다. 경제현실이 이런데도 정치인들은 나라의 먹을거리를 찾고 키우는 일은 뒷전이다. 경제단체장이 정치권의 포퓰리즘을 비판했다고 ‘괘씸죄’로 엮어 국회 공청회에서 망신을 주겠다며 벼르는 것은 후진국에서도 찾기 어려운 정치행태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