曰 이하는 유하혜가 했던 말이나 혹은 했음 직한 말을 옮긴 것이다. 爾爲爾는 ‘너는 너다’라는 말이다. 이때의 爾는 너 汝(여)와 마찬가지로 이인칭 대명사다. 我爲我는 ‘나는 나다’라는 말이다. 혹은 ‘爾爲爾, 我爲我’를 ‘너는 네 일이나 해라, 나는 내 일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袒(석,체)은 웃옷의 한쪽 어깨를 드러내는 일을 말한다. 옛날에는 자신의 본색을 드러낸다는 뜻에서 한쪽 어깨를 드러내기도 하였다. 그 흔적이 일본의 무사 풍습에 남아 있었다. 여기서는 무례하게 구는 것을 비유한다. 裸정은 옷을 벗어서 裸體(나체)가 됨을 말한다. 더욱 무례한 태도를 짓는 것을 비유한다. 爾焉能매我哉는 반어법의 표현이다. 焉은 ‘어찌’라는 뜻의 의문사다.
유하혜는 남이 아무리 무례한 태도를 짓더라도 괘념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맹자는 그를 성인 가운데 和(화)를 궁극에까지 실천한 분이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和는 정의의 관념이 없이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鄕原(향원)의 일이 아니다. 金時習(김시습)이 말했듯이, 배움이 깊고 덕이 충만한 사람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