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위원이 남성 성기 사진들을 블로그에 올렸다가 물의를 빚자 내렸다. 문제의 사진물은 애초 한 누리꾼이 미니홈피에 올린 것이다. 방통심의위원회는 9명의 위원 중 박 위원을 제외한 8명의 동의로 음란물 판정을 내리고 삭제 조치를 취했다. 그러자 박 위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위원회의 결정을 반박하는 주장과 함께 이 사진들을 올렸다. 설사 자신이 반대했던 사안이라도 위원회의 다수 결정이 내려지면 승복하는 것이 원칙이다. 박 위원은 이런 기본조차 지키지 않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7조는 심의위원에게 ‘직무상 알게 된 정보를 타인에게 누설하거나 직무상 목적 외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비밀유지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박 위원의 행태는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다. 문제의 사진들을 내렸다고 면책될 수는 없다. 더구나 그는 ‘검열자일기’라는 이름으로 방통심의위원회에서 위해성 결정을 내린 것들 가운데 흑색화약 제조 사이트 삭제를 비롯해 자신이 의결에 반대했던 다른 내용들도 사진과 함께 블로그에 올려놓고 있다.
박 위원은 민주당 추천 몫으로 심의위원이 된 사람이다. 민주당은 국회 원내교섭단체의 일원으로 헌법과 법률에 따라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 모두 8개 국가기관과 위원회에 14명의 야당 몫 추천 인사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천안함 국제민군합동조사단처럼 중요한 국가적 현안이 발생했을 때 임시로 구성되는 기구에도 야당 추천 인사들이 참여한다. 공정성과 야당의 대표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