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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2호 ‘정년’ 또 2년 늘렸다

입력 | 2011-07-28 03:00:00

‘3년 수명+2년’ 지났어도 부품-이동연료 끄떡없어… ‘후속’ 아리랑5호 10월 발사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2호’가 앞으로 2년 더 임무를 수행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아리랑 2호가 당초 예상 수명 3년에 2년을 더 채우고도 여전히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2013년 7월까지 임무 기간을 더 연장한다고 27일 밝혔다. 두 번째 연장이다.

아리랑 2호는 2006년 7월 28일 러시아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흐루니체프사가 개발한 발사체 로콧에 실려 발사된 지구관측위성이다. 흐루니체프사는 한국의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의 1단을 제작해 공급한 업체다.

1999년 발사된 ‘아리랑 1호’가 2007년 말 지상 관제국과 교신이 끊어져 임무가 끝나면서 아리랑 2호는 우주에 떠 있는 유일한 ‘한국산 위성’이 됐다.

위성의 수명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연료의 양이다. 연료는 우주파편(우주쓰레기)과의 충돌을 피하는 등 위성의 자리를 인위적으로 옮겨야 할 때 태워서 동력으로 쓴다. 정대원 항우연 저궤도위성관제팀장은 “아리랑 2호에는 연료가 46.3kg 남아 있다”면서 “지난 2년간 20.7kg을 쓴 만큼 아리랑 2호가 앞으로 2년 더 활동하는 데는 문제없다”고 말했다.

위성에 들어있는 수많은 전자 부품도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팀장은 “고장을 대비해 예비용 전자부품을 하나씩 더 달아놓는 등 문제가 생기더라도 예비용 전자부품이 기능을 대신하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아리랑 2호는 지구 상공 685km에서 지구를 약 2만6000회 돌며 1m급의 고해상도 위성사진 약 200만 장을 보내왔다. 항우연은 이 중 1만5000여 장을 아랍에미리트, 유럽연합(EU) 등에 팔아 수익을 냈다.

아리랑 2호는 ‘영상 기부’ 활동도 펼쳤다. 지진, 홍수 등 자연재해로 어려움에 처한 지역의 사진을 찍어 무상으로 공급한 것이다. 지난해 1월에는 리히터 규모 7.0의 지진이 일어나 아이티 지역이 폐허가 되자 이 지역을 정밀하게 촬영해 구호 요원들의 이동 경로와 비상 물품 전달 경로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아리랑 2호의 후속 기종인 ‘아리랑 5호’는 10월에 러시아 야스니 발사기지에서 드네프로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아리랑 5호는 광학카메라를 단 아리랑 2호와 달리 전천후 영상레이더를 달았다. 구름이 끼거나 어두운 밤에도 지구를 관측할 수 있다. 아리랑 5호가 활동을 시작하면 장마철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도 사진을 찍어 신속히 확인할 수 있다. 내년에는 해상도 70cm급의 ‘아리랑 3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