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런던 올림픽을 1년 앞두고 한국 역도가 새 비밀 병기를 준비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77kg급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낸 사재혁(26·강원도청)의 뒤를 이을 이 선수는 남자 94kg급의 늦깎이 김민재(28·경북개발공사)다.
김민재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고교 시절 유망주였던 그는 대학 1학년 때인 2002년 역도를 그만뒀다. 69kg급 선수였던 그는 체중 조절이 너무 힘든 데다 부상까지 겹치자 대학을 중퇴하고 현역으로 군대에 갔다.
○ 세계 정상권 실력… 대회 나가면 부진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들 수 있는 무게가 늘어날수록 희열도 커졌다. 다시 역도를 시작한 지 4년째인 지난해 그는 역도계를 두 번 놀라게 했다.
연습 때 그는 인상에서 190kg을 들어올려 아카키오스 카키아슈빌리(그리스)가 보유한 세계기록(188kg)을 뛰어넘었다. 용상에서도 221kg을 들었다. 합계 411kg이면 세계 정상권 성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나온 ‘큰 무대 울렁증’에 역도계는 또 한번 뒤집어졌다. 인상 세 차례 시기에서 모두 실패하며 실격을 당한 것이다. 용상은 아예 해보지도 못했다. 이 대회에서 알렉산드르 이바노프(러시아)는 403kg으로 우승했다.
○ 심리상담치료 후 올 亞선수권 우승
대한역도연맹은 그에게 전문 심리상담사를 붙여주는 한편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시켜 경험을 쌓게 하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동메달을 땄고, 올해 아시아선수권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민재는 “지금은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시합 때도 연습처럼 할 수 있게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