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4개월 만에 뉴욕 방문… 취재진에 시종일관 여유19개월 만에 보즈워스 접촉… 北-美관계도 호전 낙관
4년 4개월 만에 미국을 방문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26일(현지 시간) “북-미관계와 6자회담 전망을 낙관한다”고 밝혔다. 그는 28, 29일 뉴욕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클리퍼드 하트 6자회담 특사,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 등으로 구성된 미 대표단과 북-미 대화를 한 뒤 8월 1일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가 주최하는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한다. 김 부상과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접촉은 2009년 12월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북한 핵협상을 총괄하는 김 부상은 26일 오후 3시 뉴욕 JFK공항에 도착해 북-미관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은 모든 나라들이 화해해야 할 때인 만큼 북-미관계도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 부상은 ‘6자회담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6자회담을 낙관한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핵협상 전망에 대한 질문에는 “자세한 것은 나중에 말하겠다”며 피해갔다.
김 부상의 방미를 통해 이뤄질 북-미간 접촉은 탐색전 성격이 강하다. 22일 인도네시아 발리 남북 비핵화대화로 시작된 북-미 대화의 동력이 6자회담으로 이어질지는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를 포함한 비핵화 의지에 달렸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미국은 이번에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문제는 한반도 현안을 다루는 데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북한의 태도변화가 필요하다는 일반적인 차원의 언급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25일 “북한이 국제적 의무를 지키고 구체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실장은 “지금까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는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였다면 이젠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 대화해야 한다는 ‘점진적 관여(slow engagement)’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미 정부가 조만간 보즈워스 대표를 다시 북한에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김 부상이 탄 중국 베이징(北京)발 에어차이나(CA) 981편은 예정보다 40분 늦게 도착했다. 김 부상이 일반 탑승객 출구로 나오자 내외 취재진 수십 명이 몰려 몸싸움이 빚어질 정도로 혼잡했지만 그는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