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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관 “6자회담 무르익었다”… 핵협상 전망 묻자 “나중에”

입력 | 2011-07-28 03:00:00

4년4개월 만에 뉴욕 방문… 취재진에 시종일관 여유
19개월 만에 보즈워스 접촉… 北-美관계도 호전 낙관




4년 4개월 만에 미국을 방문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26일(현지 시간) “북-미관계와 6자회담 전망을 낙관한다”고 밝혔다. 그는 28, 29일 뉴욕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클리퍼드 하트 6자회담 특사,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 등으로 구성된 미 대표단과 북-미 대화를 한 뒤 8월 1일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가 주최하는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한다. 김 부상과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접촉은 2009년 12월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북한 핵협상을 총괄하는 김 부상은 26일 오후 3시 뉴욕 JFK공항에 도착해 북-미관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은 모든 나라들이 화해해야 할 때인 만큼 북-미관계도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 부상은 ‘6자회담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6자회담을 낙관한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핵협상 전망에 대한 질문에는 “자세한 것은 나중에 말하겠다”며 피해갔다.

김 부상의 방미를 통해 이뤄질 북-미간 접촉은 탐색전 성격이 강하다. 22일 인도네시아 발리 남북 비핵화대화로 시작된 북-미 대화의 동력이 6자회담으로 이어질지는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를 포함한 비핵화 의지에 달렸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은 서로의 입장을 개진하고 탐색하는 기회를 가지려고 할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확실하게 밝히지 않는 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생각이 없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미국은 이번에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문제는 한반도 현안을 다루는 데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북한의 태도변화가 필요하다는 일반적인 차원의 언급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25일 “북한이 국제적 의무를 지키고 구체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실장은 “지금까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는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였다면 이젠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 대화해야 한다는 ‘점진적 관여(slow engagement)’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미 정부가 조만간 보즈워스 대표를 다시 북한에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김 부상이 탄 중국 베이징(北京)발 에어차이나(CA) 981편은 예정보다 40분 늦게 도착했다. 김 부상이 일반 탑승객 출구로 나오자 내외 취재진 수십 명이 몰려 몸싸움이 빚어질 정도로 혼잡했지만 그는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북한 대표단에는 이근 외무성 미국국장과 북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최선희 부국장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입국 현장에는 보이지 않았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