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수출 증가세 둔화에도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내수에 해당하는 민간소비 비중은 최저 수준을 맴돌면서 수출이 민간소비를 앞지르는 현상이 2분기 연속 지속됐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계절조정 기준으로 실질 GDP 대비 수출의 비율은 올해 2분기 52.7%로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실질 GDP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2분기 51.5%로 지난 1분기 51.4%를 제외하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낮았다.
실질 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은 1970년 1분기에는 84.1%로 절대적이었지만, 점차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1997년 2분기 59.4%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50%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지난 1분기에는 실질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민간소비의 비중을 넘어섰고, 2분기에는 민간소비 비중에서 수출 비중을 뺀 격차가 -0.8%포인트에서 -1.2%포인트로 확대됐다.
2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1.0%로 1분기 0.4%보다 확대됐고 성장기여도 역시 커졌지만, 여전히 실질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에는 큰 변화가 없는 셈이다.
실제로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수출 신장세가 둔화되자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지난 4월 한은의 전망치보다 0.4%포인트 낮은 3.4%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순항하려면 수출 신장세를 유지하면서 내수를 살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라면서 "이 때문에 수출이 주춤하자 GDP 성장률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안순권 연구위원은 "정부가 전망한 4.5%의 경제성장을 위해서는수출이 계속 뒷받침되면서 내수가 살아나야 한다"면서 "다만 정부가 내수활성화와 물가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더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