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순했는지 자기 엄마 말이라면 그렇게 잘 듣는 효자가 또 없었어. 아들네미가 얼마나 아까울까, 미쳐버리는 게지…."
하천에 빠진 시민을 구하려다 숨진 조민수(21) 수경의 이모 승모(68) 씨는 빈소에서 울다 지친 조 수경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28일 경기지방경찰청 기동11중대 소속 고(故) 조 수경의 빈소가 차려진 국립경찰병원 장례식장은 안타까움과 탄식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싹싹하고 남자다운 성격이었던 조 수경은 오산대 경찰경호학과에 입학한 뒤 1학년을 마치고 곧 의경에 자원입대했다. 현역 경찰 간부인 외삼촌과 사촌매형을 보고 자란 조 수경은 학창시절부터 경찰관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분향소 앞을 계속 서성이던 기동대 소속 모 경사는 "같은 부대에 근무하며 민수를 참 좋아했었다. 윗사람 입장에서 가끔 혼을 내야할 때도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훌훌 털어내고 다시 밝은 표정을 짓곤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민수는 뒤로 뺄줄 모르는 남자다운 성격이었다. 아마 사고가 난 그날도 '자기가 구해야한다'는 마음이 앞서서 몸을 던졌을 것"이라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연이은 조문객 앞에서도 말을 아끼던 아버지 조모(49) 씨는 "사람일은 정말 모르는 거다. 이사한 새 집에 한번 와보지도 못했는데… 그래도 (민수는) 멋있게 갔다"고 말하곤 이내 고개를 돌렸다.
조 수경은 27일 늦은 시각 동두천 신천변에서 철조망에 매달린채 구조를 요청하는 강모(57) 씨를 구하려 물속에 들어갔다가 급류에 휘말렸다. 조 수경은 다음날 오전 2시 30분 경 100m 하류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역을 한 달 남짓 남겨둔 날이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