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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떨군 의협청년의 父 “그래도 멋있게 갔다”

입력 | 2011-07-28 21:15:36


"얼마나 순했는지 자기 엄마 말이라면 그렇게 잘 듣는 효자가 또 없었어. 아들네미가 얼마나 아까울까, 미쳐버리는 게지…."

하천에 빠진 시민을 구하려다 숨진 조민수(21) 수경의 이모 승모(68) 씨는 빈소에서 울다 지친 조 수경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28일 경기지방경찰청 기동11중대 소속 고(故) 조 수경의 빈소가 차려진 국립경찰병원 장례식장은 안타까움과 탄식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갑작스런 조 수경의 죽음에 유가족들이 망연자실한 가운데 같은 부대 소속이었던 전·의경들 수십명이 번갈아 분향소를 지켰다.

싹싹하고 남자다운 성격이었던 조 수경은 오산대 경찰경호학과에 입학한 뒤 1학년을 마치고 곧 의경에 자원입대했다. 현역 경찰 간부인 외삼촌과 사촌매형을 보고 자란 조 수경은 학창시절부터 경찰관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분향소 앞을 계속 서성이던 기동대 소속 모 경사는 "같은 부대에 근무하며 민수를 참 좋아했었다. 윗사람 입장에서 가끔 혼을 내야할 때도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훌훌 털어내고 다시 밝은 표정을 짓곤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민수는 뒤로 뺄줄 모르는 남자다운 성격이었다. 아마 사고가 난 그날도 '자기가 구해야한다'는 마음이 앞서서 몸을 던졌을 것"이라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연이은 조문객 앞에서도 말을 아끼던 아버지 조모(49) 씨는 "사람일은 정말 모르는 거다. 이사한 새 집에 한번 와보지도 못했는데… 그래도 (민수는) 멋있게 갔다"고 말하곤 이내 고개를 돌렸다.

이날 빈소에는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과 조현오 경찰청장, 이성규 서울지방경찰청장, 이강덕 경기지방경찰청장 등이 줄지어 찾아와 분향·헌화하고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명박 대통령과 김황식 총리는 조화를 보냈으며 경찰은 조 수경의 특진을 검토하고 있다.

조 수경은 27일 늦은 시각 동두천 신천변에서 철조망에 매달린채 구조를 요청하는 강모(57) 씨를 구하려 물속에 들어갔다가 급류에 휘말렸다. 조 수경은 다음날 오전 2시 30분 경 100m 하류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역을 한 달 남짓 남겨둔 날이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