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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 2000억짜리 V샷…한화A+

입력 | 2011-07-29 07:00:00


■ 기업 ‘골프 마케팅’ 성적표

US여자오픈 역전우승 천문학적 가치
브랜드 홍보 등 투자금의 200배 넘어
최나연-최경주 SKT는 ‘연타석 대박’
KB도 ‘메이저 3위 양용은 효과’ 톡톡


올해 유난히 골프단을 창단한 기업들이 많았다. 한화와 KB금융그룹, 롯데마트, 웅진, 우리투자증권, 한국인삼공사 등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도 앞 다퉈 골프단을 만들었다. 현재 골프단을 운영 중인 기업은 어림잡아 20곳이 넘는다.

골프단 창단의 가장 큰 목적은 기업 홍보와 고객 마케팅이다. 그렇다면 상반기 골프단의 성적은 어땠을까.

한화와 SK텔레콤은 최고 성적을 받았다.

올 초 유소연과 임지나, 윤채영 등으로 구성된 여자 골프단을 창단한 한화는 11일 끝난 US여자오픈에서 유소연이 서희경과의 연장 접전 끝에 우승하면서 엄청난 홍보효과를 거뒀다. 우승 가치는 천문학적이다.

대한생명 홍보실 손재우 부장은 “경제연구소에 의뢰해 유소연의 US여자오픈 우승 가치를 분석한 결과 2000억 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내에서도 골프단 창단에 대해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US여자오픈은 미국 NBC 방송을 통해 미국 전역 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 한국 등에서 생중계되는 메이저 대회로, 유소연 개인적으로 LPGA 출전권 획득, 스폰서 인센티브, 우승상금 등 300억 원 이상의 가치를 유발했다. 또 한화그룹의 언론 홍보 효과로 500억 원,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신뢰 상승으로 500억 원, 그리고 국가 브랜드 상승과 이미지 개선 효과에 500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분석이다. 유소연의 계약금을 연 5억원이라고 할 때 인센티브 등을 포함하더라도 200배가 넘는 엄청난 효과를 봤다.

보이지 않는 무형의 평가이지만 기업들이 골프단을 창단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경주와 최나연, 홍순상을 후원하고 있는 SK텔레콤 역시 만족할 성적을 얻었다.

최경주가 5월 열린 ‘제5의 메이저 대회’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계약금의 수십 배가 넘는 효과를 봤다. 작년 최나연의 LPGA 상금왕 등극에 이어 연타석 홈런이다. 실제로 SK는 최경주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날 주가가 1% 이상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 SK텔레콤 측은 “골프선수들의 활약은 홍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KB금융그룹도 양용은 효과를 톡톡히 봤다. 6월 열린 메이저 대회 US오픈에서 양용은이 공동 3위에 오르면서 언론과 방송 등에 ‘KB’ 로고를 확실히 노출시켰다. KB금융지주 차성용 과장은 “수치상으로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양용은 선수가 US오픈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덕분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올해 창단하지는 않았지만 중견 건설업체인 요진건설도 골프단 효과를 봤다. 소속 선수인 심현화가 KLPGA 투어 시즌 개막전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회사의 인지도를 향상시키는데 기여했다.

다른 골프단 역시 기대 이상이다. 김경태와 강성훈을 후원하는 신한금융그룹, 안신애와 김하늘을 영입한 비씨카드, 배상문과 강경남 등을 주축으로 팀을 꾸린 우리투자증권 등 모두가 만족스런 성적을 냈다.

골프단 창단으로 효과를 본 기업들은 재투자를 통해 더 큰 성과를 노리고 있다.

한화는 9월1일부터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장에서 한화금융클래식을 연다. 이 대회는 국내 여자골프 사상 최초로 총상금 10억원이 걸려 있다. 당초 8∼9억 원 선에서 대회를 주최하려했다가 마케팅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10억원으로 올렸다. 한화는 유소연을 활용한 스타마케팅을 벌써부터 시작했다. KB금융그룹은 ‘양용은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한일남자골프 국가대항전의 타이틀스폰서로 참여했다. 후원금액만 7억원에 달했다.

골프단 창단에 이어 골프대회 후원까지 아낌없이 돈을 쓰는 이유에 대해 한 관계자는 “쓴 만큼 효과가 있으니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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