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피부색, 감동의 화음”
《 12, 13일 한국일반합창연합회(회장 박용기)와 동아일보가 마련한 ‘다문화가정을 위한 서울코리아합창페스티벌’은 화합과 나눔의 무대였다. 참가한 19개 합창단, 630여 명의 단원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웃 어르신이자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친구들. 이들 모두가 ‘넬라 판타지아(환상 속으로)’로 하나 된 모습은 나눔예술의 진면목이었다. 》
합창페스티벌에 참가한 9개 합창단 300여 단원이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본 공연에 앞선 최종리허설에서 ‘넬라 판타지아’를 함께 부르고 있다. 모티브플래닝 제공
12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입장하는 아버지를 발견한 한 20대 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었다. 마지막 순서인 80명의 ‘우리아버지합창단’이 무대에 오르자 객석에서는 가족들의 박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아리아리 스리스리 아라리요∼.”(강원도아리랑)
이날 공연은 편안함 그 자체였다. 귀에 익숙하면서도 즐거운 곡 선정은 물론이고 무대와 객석까지 흥겨움으로 하나가 돼 공연에 참여했기 때문.
첫 무대를 펼친 CBS여성합창단의 영화 ‘시스터 액트’ 삽입곡은 익살스러운 율동으로 무대와 객석을 하나로 이어주었다. 이어 화사한 드레스와 정장 차림의 남녀혼성, 실버여성 합창단 등이 전문합창단 못지않은 실력을 뽐냈다. 각 합창단에 주어진 시간은 10분 남짓이지만 200여 다문화가족 등 객석을 매료시키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예울여성합창단은 루이암스트롱 곡으로 유명한 ‘성자의 행진(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을 왈츠, 행진곡 풍 등 7가지 버전으로 불러 갈채를 받았다.
베트남, 캄보디아 주부 11명과 함께 온 서울 서초경찰서 남재도 외사계 반장은 “함께 온 이주여성들이 예술의전당 같은 큰 공연장을 처음 찾았는데 의외로 너무 즐거워해 보람을 느낀다”며 뿌듯해했다. 캄보디아에서 시집 온 추온찬티 씨(33)는 “나중에 여건이 되면 합창단으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둘째 날인 13일에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로 구성된 CMC체임버싱어스의 응원단으로 보이는 외국인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이날 체임버싱어스가 부른 ‘고향의 봄’은 단원들의 다양한 국적만큼이나 다채로운 느낌으로 전해졌다.
평균 연령 70세인 용인문화원실버합창단은 피아노, 장구 소리의 조화 속에 민요모음곡으로 노익장을 과시했다. 특히 지팡이를 짚고 무대에 올라 열창한 할머니의 모습은 감동을 자아냈다.
이날 공연은 참여한 합창단원들이 모두 함께 부른 ‘넬라 판타지아’로 하나가 되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경기 연천군 여성합창단 지휘자 김선희 씨(여·37)는 “이번 합창축제를 계기로 더욱 많은 다문화가족들이 무대의 주인공으로 즐거움을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길명 나눔예술특별기고가 m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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