組나눠 美의원실 일일이 찾아 밀착설득

27일 미국 워싱턴 시내 연방하원 캐넌 빌딩 앞에서 열린 ‘한미 FTA 의회 비준 촉구 풀뿌리 로비의 날’ 행사에 댄 버턴 공화당 의원(뒷줄 가운데 양복 차림)과 에니 팔레오마바에가 민주당 의원(앞줄 셔츠 차림)이 참석해 재미 한인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정부부채 한도 증액 협상으로 미 의회의 8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재미 한인들이 워싱턴 의회를 직접 찾아 조기 비준을 촉구하는 캠페인에 나선 것이다. 빌딩 앞을 지나던 의회 관계자들은 ‘한미 FTA 의회 비준 촉구 풀뿌리 로비의 날(Grassroots Lobby Day for the KORUS FTA)’이라는 대형 플래카드를 내건 이날 행사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
‘한미 FTA 비준 풀뿌리 연합’ 이종식 공동대표는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는 FTA 비준을 더는 늦춰서는 안 된다”는 성명서를 낭독했다.
이어 한인들은 본격적인 행동을 개시했다. 이들은 1개 조에 3∼5명씩 15개 조로 나눠 캐넌, 레이번, 덕슨 의회 빌딩을 누비며 200여 명의 상하원 의원실을 방문했다. 설득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구 의원실을 방문하는 전략을 펼쳤다. 유권자 파워를 보여주겠다는 것. 기자가 3시간 동안 동행한 조는 텍사스 주 하원의원 8명을 집중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방문 의원 중에는 하원의 FTA 소관 상임위인 세입위 무역소위원회의 케빈 브래디 위원장(공화)도 포함돼 있었다.
면담 결과 공화당 의원들은 조속한 FTA 비준에 적극 찬성하는 반면 민주당은 무역조정지원(TAA) 제도 연장안과의 연계처리를 고려해 약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견해차를 보였다. 애틀랜타에서 10시간 동안 차를 몰고 와 이날 행사에 참가한 정재우 씨(무역업)는 “유권자가 어떻게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뉴욕유권자센터의 김동석 상임이사는 “한미 FTA 의제가 뒷전으로 밀린 데는 풀뿌리 목소리가 의회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측면도 크다”며 “우리는 미국에서 세금을 내는 한국계 미국인이기 때문에 의회를 당당하게 찾아 FTA 비준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9월에라도 비준되려면 납세자들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