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경원선 철길 연일 쏟아진 집중 호우로 28일 경기 연천군 일대 경원선 철길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틀 동안 동두천과 연천 등 경기 북부지역에는 700mm가량의 비가 쏟아졌다. 연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8일 오전 10시경에는 동두천시 상봉암동에서 일어난 산사태로 암자인 도솔암이 토사에 매몰됐다. 이 사고로 암자에 살던 스님 박모 씨(60·여)와 남편 문모 씨(67), 박 씨의 딸 김모 양(11), 박 씨의 여동생(57)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문 씨의 둘째딸은 “어젯밤까지 아버지와 연락이 됐는데 이날 오전부터 연락이 닿지 않아 암자로 찾아왔다”며 “이런 참변을 당했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스님인 박 씨가 입양해 키운 김 양도 이 사고로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포천시에서는 27일 3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모두 7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포천시 일동면 기산리에서는 산사태로 쏟아진 흙과 나무가 인근 주택 빌라를 덮쳐 1층에 살던 위모 씨(26·여)와 위 씨의 큰아들(4), 3개월 된 둘째아들이 숨졌다. 함께 있던 남편 정모 씨(27)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으나 다쳐 인근 병원에 입원 중이다.
불어난 물에 휩쓸린 실종자도 속출했다. 파주시 적성면에서는 최모 씨(67·여)와 김모 씨(42) 모자가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려 실종되는 등 연천군 전곡읍, 포천시 신북면 갈월리 등에서 모두 4명이 실종됐다.
비가 계속되자 파주시는 27일 오후 7시경 8개 마을 주민 1300여 명을 인근 학교, 교회 등으로 대피시켰으나 갈곡천 등 인근 하천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28일 오전 모두 귀가시켰다. 경기북부지역에는 29일 오전까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여 주민들은 인근 하천에 나와 수위를 점검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