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농성자를 지원하려는 일명 희망버스 3차 행사가 30일로 다가왔습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한진중공업 크레인 농성도 벌써 200일을 넘겼습니다.
김 지도위원의 농성을 지원하는 희망버스 행사는 이제 정치권 차원의 문제를 뛰어넘어 지역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하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원래 정리해고를 둘러싼 노사 문제로 출발했는데 희망버스 시위대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터져나온 것입니다.
노사문제를 둘러싼 정치권의 신경전이 아니라 민생의 현장에 있는 주민들은 "누구를 위한 행사냐"라고 외치고 있는 것입니다.
주민들은 이달 초 2차 희망버스 시위대가 밤새 영도 일대를 점거하고 온갖 쓰레기를 남긴 채 떠나버리자 상당히 격앙된 표정이었습니다.
영도구의 한 주민은 "오죽하면 민주당 소속 구의원이 3차 희망버스 행사에 반대했겠습니까"라며 "이제 우리에게 희망은 없고 절망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은 "3차 희망버스가 이번에 또 다시 영도에 쳐들어가서 망동을 저지른다면 이번에는 부산 시민들께서 용서하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해서 벌어지는 충돌은 민주당과 좌파진영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맞서 노회찬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고문은 "김 의원 발언은 망언이며 청와대가 한진중공업 사태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손학규 대표가 희망버스 행사 불참을 고수하고 있지만 정동영 최고위원을 비롯한 비주류 진영은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손 대표와 정 최고위원의 갈등을 야권 통합의 주도권 다툼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29일 민주당이 요구한 한진중공업 사태 청문회를 조건부로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전제는 민주당이 김 지도위원을 크레인에서 내려오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김 지도위원이 내려온다면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청문회 출석을 이끌어낸다는 게 한나라당의 복안입니다.
최종적으로 정치적 절충이 어떻게 될지는 두고봐야할 것입니다.
여야를 떠나 민생 민생 운운해온 정치권이 더 이상 말장난으로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3차 희망버스를 지켜보는 부산 시민들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