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 ‘책과 사물’전
폐지로 만든 할아버지의 편지봉투가 당당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책과 사물’전.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22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리는 ‘책과 사물: 구본창+야마구치 노부히로’전에선 할아버지의 봉투를 실물과 책으로 만날 수 있다. 버려진 종이로 만든 편지봉투들이 전시장 한쪽 벽면에 설치작품처럼 자리 잡고 있다. 눈 밝은 사람의 안목과 솜씨에 힘입어 보잘것없는 사물이 당당하고 품격 있는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음을 깨우쳐 준다.
둘의 인연은 일본에서 출판된 구본창 씨의 ‘백자’와 ‘일상의 보석-비누’의 책 디자인을 야마구치 씨가 맡으면서 시작됐고 전시로 이어졌다. 전시에선 손끝에서 닳은 비누조각을 찍은 구 씨의 사진과 실물을 선보여 사물의 실존을 확인하게 한다. 야마구치 씨는 편지봉투, 철제 옷걸이를 소재로 한 절제된 디자인의 책, 책에 등장하는 자잘한 물건을 오브제처럼 선보였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