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밸리 참가 2AM의 정진운 ‘로커본색’
“로커로 록 페스티벌 무대에 서는 건 꿈이었어요.” 록밴드를 꾸려 무대에 오른 정진운. CJ E&M 제공
지난달 31일 경기 이천시 지산밸리록페스티벌 그린 스테이지에서 포효하는 로커 정진운을 확인한 관객들은 깜짝 놀랐다. 그는 4인조 발라드 아이돌 그룹 2AM의 ‘감성돌’ 이미지를 벗고 솔로 로커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그의 이름이 들어간 페스티벌 라인업이 발표됐을 땐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케미컬 브러더스’ ‘악틱 몽키스’ ‘자우림’ ‘국카스텐’ 등 정통 록밴드의 축제에 어울리지 않게 왜 인기 아이돌 가수가 끼어드느냐는 주장이었다.
그는 이날 베이시스트 최훈, 드러머 이정훈, 기타리스트 정재필 서원진 등 7인조 밴드를 결성해 로커로서 데뷔 무대에 올랐다. 이날 부른 노래는 자작곡 ‘걸어온다’와 지난달 발표한 ‘라라라’를 포함해 모두 5곡. 국카스텐이 써준 ‘레테’, 윤도현이 준 ‘지금이 아니면’, 방시혁의 ‘미안해’는 아직 음원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아이돌이 록을 한다고?” 하며 팔짱을 낀 채 눈을 가늘게 뜨고 기다리던 관객들은 세 번째 노래 ‘지금이 아니면’이 시작될 무렵엔 몸을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정진운이 중간에 “놀아봅시다!” 하고 외치자 함께 소리를 지르고 손을 머리 위로 들면서 제자리에서 같이 뛰었다.
알고 보니 정진운은 ‘감성돌’이기 이전에 로커였다. 2AM 멤버로 활동하기 전부터 록 음악을 해왔다. “초등학생 때부터 록을 좋아하는 형의 영향으로 파이어하우스 김경호 뮤즈 퀸의 음악을 들었죠.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록밴드 활동도 했는걸요.”
그는 록 음악이 아직도 자신을 설레게 한다고 했다. 5일부터 열리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록밴드 ‘콘’이 나온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꼭 가고 싶다”고 외쳤다.
발라드 ‘죽어도 못 보내’와 록 음악 ‘지금이 아니면’을 동시에 부르는 것이 가능할까. 그에게 2AM과 록밴드의 차이를 물었다. “2AM 멤버들은 좋아하는 음악이 다 달라요. 그 교집합적 영역에 있는 게 2AM의 음악이라 할 수 있죠. 반면 제가 좋아하는 음악은 록밴드에 담겨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전혀 다른 두 은하를 여행하는 기분이라 두 배로 행복해요.”
이천=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