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양주의 대명사 ‘조니워커 블루’가 알코올 도수를 43도에서 40도로 낮춰 9월 한국 시장에 내놓는다. 1867년 출시될 당시 유럽과 미국 시장에는 40도로 나왔지만 동양 주당(酒黨)들의 독주 선호를 감안해 한국과 일본 시장 판매제품은 43도로 공급했다. 보통 59도 정도인 위스키 원액을 희석해서 만드는 국산 위스키는 대부분 40도 정도다. 수십 년 동안 나름대로 차별화 전략을 썼던 조니워커가 점차 순한 술을 찾는 한국인의 ‘입맛’에 영합하는 듯하다.
▷대표적 대중 술 소주는 30도(1960년대)→25도(1973년 이후)→23도(1998년)로 점차 도수를 내리더니 2000년대 들어서는 20도를 넘는 소주를 찾기 어려워졌다. 알코올 도수를 낮출수록 판매가 늘어난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하지만 요즘 시중에 나와 있는 16도짜리 소주를 마신 뒤 과연 “캬∼” 하는 소리가 나올까 하는 생각도 든다. 폭탄주 ‘뇌관’도 양주에서 소주로 넘어가는 추세다. 발렌타인 30년산(43도)으로 폭탄주를 만들어 마시는 사람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위스키 문화가 확연히 퇴조하는 사회 분위기다.
하태원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