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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그때의 오늘] 1999년 영화 ‘거짓말’ 파문

입력 | 2011-08-10 07:00:00


아마 한국영화 사상 그처럼 격렬하고 길었던 논란은 없었을 것이다. ‘표현의 자유’ 혹은 ‘예술과 외설의 사이’라는 해묵은 논란이 되풀이됐지만 파장은 매우 컸다. 1999년 오늘,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이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로부터 등급보류 판정을 받았다. 그해 6월 영등위가 출범한 뒤 첫 사례였다.

신인 김태연과 미술가 겸 배우인 이상현이 주연한 ‘거짓말’은 조각가와 여고생이 펼치는 파격적인 사랑의 이야기다. 설정 자체는 물론 성애 장면 묘사가 논란을 불러모았다. 급기야 ‘정사 상대가 미성년인 여고생인 데다 변태적 성행위 묘사가 지나쳐 사회질서를 문란케 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결국 등급보류 판정을 받기에 이르렀다.

영화는 원작인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의 작가 장정일이 이미 1997년 그 내용과 관련해 당국에 구속된 데서 파장이 예고됐다. ‘거짓말’이 그해 9월1일 개막한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으면서 논란은 더욱 가열됐다.

이렇게 논란이 계속되는 동안 ‘거짓말’은 불법복제판이 인터넷을 통해 나돌았다. 결국 제작사 신씨네는 10월 또 한 차례 등급보류 판정을 받자 12월29일 일부 장면을 삭제·수정하고 18세 이상 관람가를 받아 2000년 1월8일 개봉했다.

하지만 개봉 이후에도 논란은 이어졌고 음란폭력성조장매체대책시민협의회는 제작사와 장선우 감독은 물론 영화를 상영 중이던 100여개 개봉관 극장주를 음란물 제작배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이후 무려 6개월 동안 재판이 진행된 끝에 결국 무혐의 처분으로 끝났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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