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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군부대 난투극’ 당사자들 45년만에 코레일 찾은 까닭은…

입력 | 2011-08-12 03:00:00

동기가 他軍에 맞고 오자 부대로 항의하러 가는 길에 130명 기차 무임승차…
“늦었지만” 100만원 전달




11일 오후 허준영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실에 낯선 남자들이 찾아왔다. 이들은 “45년 전 군복무 시절 동료 130명이 열차를 무임승차했다”고 고백한 뒤 100만 원을 허 사장에게 건넸다.

이들은 1966년 경남 진해시에 있던 해병학교에 다녔던 김무일 씨(67·전 현대제철 부회장)와 동기생인 엄준걸 고광호 씨. 이들은 해병학교 35기생으로 1966년 8월 8일 진해시에서 김해 공군 전투비행단 소속 초급장교들에게 동기생 일부가 집단폭행당한 사실을 알고 공군에 항의하기로 했다.

부대에서 나온 동기생 130명 전원은 전투비행단이 있던 김해에 가기 위해 경화역(지금은 간이역)에서 진영역까지 2시간가량 열차를 무임승차했다. 역무원에게는 “야간 비상훈련 중”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전투비행단에 도착한 이들은 폭력사건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공군 측과 난투극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현역 장교 타군 부대 기습사건’이라는 제목으로 당시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전원 불명예 제대할 뻔했으나 당시 파월 요원이라는 이유로 구제됐다.

김 씨는 “철없던 시절 저지른 일에 대해 뒤늦게나마 미안함을 전하고 싶었다”며 “기차 삯은 당시 1인당 75원씩 130명을 합산해 9750원이지만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100만 원으로 계산했다”고 말했다. 무임승차 당시 3750원이었던 쌀 1가마(80kg) 가격이 현재 18만7200원으로 50배가량 올랐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