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편가르기 비정한 투표, 그 돈 다른데 써라”■ 맞짱토론서 날선 공방
토론 전엔 웃었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12일 오후 SBS 시사토론에서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토론에 앞서 인사를 나누는 두 사람. 사진공동취재단
“부자 아이 먹일 돈으로 저소득층에 풍부하게 해 주자는 겁니다. 포퓰리즘으로 세계 경제위기가 왔습니다.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않는다는 걸 유권자들이 주민투표로 보여줘야 합니다.”(오세훈 서울시장)
무상급식 주민투표 논란이 시작된 후 기자회견과 트위터, 보도자료 등으로만 서로를 비판해 온 오 시장과 곽 교육감이 12일 SBS 시사토론에서 처음으로 ‘맞짱토론’을 벌였다. 토론은 예상과 달리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진행자가 말을 끊어야 할 정도로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곽 교육감은 “투표 문안을 확정하는 데 시교육청 의견이 뭔지 묻지 않았다. 우리는 지난해 8월 17일 이후 일관되게 ‘2011년 초등학교, 2012년 중1, 2013년 중2, 2014년 중3까지 단계적으로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걸 ‘중학교는 2012년부터 전면적 무상급식 실시’로 비튼 건 꼼수다”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투표 문안은 서울시의회가 통과시킨 무상급식 조례의 문구를 그대로 썼다. 조례가 통과할 때와 주민투표 발의할 때는 한 마디도 않다가 이제 와서 내부 결재 서류를 들고 ‘투표 문안이 우리 입장이 아니다’라고 하는 건 방해 의도가 다분하다”고 반박했다.
토론은 보편복지와 선별복지 논쟁으로 이어졌다. 곽 교육감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의 5분의 4 이상이 친환경 무상급식 공약 하나로 당선됐다. 민의는 이미 확인됐다. 적어도 의무교육에선 보편적 복지가 옳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담세율을 생각 않고 무조건 OECD와 절대적 복지 수준을 비교해선 안 된다. 아이들이 받을 상처를 걱정한다면 돈이 아닌 제도로 해결하면 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낙인방지법을 국회에 발의했지만 민주당이 상정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