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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성숙해진 김연아, ‘오마주 투 코리아’ 초연…공연 후 객석에 키스 세례

입력 | 2011-08-14 11:29:40

김연아 ‘피버’.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더반의 여왕’ 김연아가 아이스쇼에서 다시금 ‘피겨여왕’의 진가를 발휘했다.
 
김연아는 13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하우젠 올댓스케이트 서머 2011’에서 ’오마쥬 투 코리아‘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공연했다. 김연아는 지난 봄 아이스쇼에서는 비욘세의 ‘피버(Fever)'를 국내에 초연한 바 있다. 이날 김연아는 1부 오프닝, 피버, 2부 오프닝, 오마쥬 투 코리아, 피날레, 커튼콜 등 총 5번의 무대를 가졌다.
 
최근 빙판보다는 정장 차림 및 프리젠테이션과 더 친숙했던 김연아는 이날  더욱 성숙해진 연기를 선보여 체조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다.
 
김연아는 1부 마지막 순서로 준비된 비욘세의 ‘피버’에서 지난 봄보다 깊고 한결 끈적해진 도발적 성숙함을 선보였다.
 
오프닝에서 노란색과 빨간색 티셔츠로 스포티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김연아는 ‘피버’에서는 특유의 검은색과 붉은색이 섞인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평소와 달리 머리를 길게 풀어 생머리로 늘어뜨림으로써 관능미를 더했다. 연기 도중 능숙한 웨이브를 선보이는가 하면, 중반 이후에는 레이저쇼와 강렬한 편곡을 더해 마치 클럽과 같은 활기찬 분위기로 변신시켰다.
 
김연아는 2부 오프닝 ‘러닝’에서는 마치 ‘흑조’처럼 위아래 검은색 의상으로 갈아입고, 함께 등장한 7명의 스케이터들의 중심에서 연기했다.
 
그리고 2부 마지막 순서로 마침내 ‘오마쥬 투 코리아’의 국내 초연이 시작됐다. 김연아의 오마주 투 코리아는 지난 4월 모스크바 세계피겨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으로, 아리랑을 비롯한 한국 전통음악에 기반을 둔 작품. 세계선수권 당시 4분 10초의 러닝타임에서 3분30초로 변화, 보다 속도감을 더했다.
 
김연아는 공연에 앞서 방영된 영상에서 “평창 올림픽 유치로 우리나라에 도움을 줄 수 있어 행복했다”라며 “오마쥬 투 코리아는 자랑스런 우리나라와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 세계선수권 때의 ‘수묵산수화’ 의상을 입고 등장한 김연아는 보랏빛 조명 속에서 꿈꾸는 듯 관객들을 빨아들였다. 아리랑의 선율에 맞춘 손놀림을 숨죽인채 바라보던 관객들은 김연아의 고난도 점프에 이은 스파이럴에서 폭발적으로 열광했다. 1만여명의 관객들 중 대부분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김연아 ‘오마쥬 투 코리아’.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김연아 스스로도 한껏 고양된 모습이었다. 공연이 끝나자 객석을 향해 수 차례의 키스를 날린 김연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 때는 내가 잘하는지 신경쓰느라 감정몰입을 100% 할 수 없었다. 오늘은 편안하게 연기했다”라며 “팬들도 내가 전달하려 했던 것을 잘 느끼셨으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김연아는 커튼콜 때 헤드뱅잉에 가까운 동작을 선보여 다시 한번 관객석을 함성으로 물들였다.
 
이날 공연에도 참여한 TV해설카 커트 브라우닝은 “김연아는 점프의 높이와 길이부터 착지까지 완벽하다”라며 “매력이란 점에서 모든 것을 갖춘 선수”라는 찬사를 보냈다.
 
‘갤럭시 하우젠 올댓스케이트 서머 2011’은 14-15일 두 차례의 공연을 더 남겨두고 있다. 김연아는 “깨끗한 연기를 보여드린 만큼 남은 이틀 동안에도 더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관중들도 함께 즐겨준 것 같아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글·사진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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