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안쪽·복사뼈에 금 가 재활치료 중
LIG 선수들 끈끈한 조직력·뒷심 살아나
대한항공 3-2 꺾고 1승1패…4강 희망
14일 오후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수원 IBK기업은행컵 대한항공과 LIG의 프로배구 경기에서 LIG 김요한이 상대 수비를 피해 공격을 하고 있다. 수원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발목에 금이 간 상태에서도 최대한 높이 점프해 강스파이크를 날려야하는 것이 프로배구 라이트 공격수의 숙명이다.
LIG손해보험의 김요한(26·사진) 얘기다. 그는 피로골절 수술로 여전히 발목에 핀을 박고 있는 상태에서도 컵대회 두 번째 경기에서 37득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요한의 투혼에 힘입어 LIG는 14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계속된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난적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2(25-23 25-23 22-25 28-30 15-13)로 꺾었다.
LIG는 12일 삼성화재와의 1차전(0-3패)에서 박철우에게 35점을 헌납하며 허무하게 무너졌던 때와는 사뭇 다른 끈끈한 조직력으로 승리를 낚았다.
3,4세트를 내리 내주며 흔들렸지만 5세트에서 박빙의 랠리 끝에 승리를 챙긴 것도 뒷심 부족과 결정력 부재라는 LIG의 고질적인 약점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LIG손해보험 이경수(맨 왼쪽)가 대한항공전 2세트에서 세트 포인트를 따낸 후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수원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5세트의 히어로는 역시 김요한이었다. 그는 홀로 10득점을 올리며 상대 블로킹 라인을 무력화시켰다. 김요한은 “지난해 발목 피로골절을 입은 상태에서 플레이오프를 무리하게 치르면서 상태가 더 악화됐다. 시즌을 마친 후 한동안 계단 오르내리는 것도 힘들었다. 하지만 재활 훈련을 열심히 소화하면서 다행히 지금은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밝혔다.
김요한은 현재 복사뼈와 발목 안쪽에 금이 간 상태다. 복사뼈 골절은 핀을 박아 넣는 수술을 했지만, 발목 안쪽 부위의 부상은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다시 수술을 하지 않는 한 평생 안고 가며 꾸준히 관리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LIG 김상우 감독은 “훈련 스케줄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없었음에도 오늘 정신력을 발휘해 준 것 같다. 오늘 패했으면 그 동안 착실하게 준비했던 코보컵이 끝나는 절박한 상황이었는데, 오늘 승리로 희망을 가질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승리로 1승1패를 기록한 LIG는 16일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의 경기 결과에 따라 준결리그 진출 여부가 가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