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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의 투수학개론] 하체 힘의 밸런스가 구속·컨트롤 결정

입력 | 2011-08-16 07:00:00

현재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구위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오승환(삼성)의 투구동작.스포츠동아DB


■ 하체의 메카닉
 
움직임의 시작은 마운드에서의 정확한 발동작
투구판 바깥쪽 이용 타자 현혹·효과적 중심이동
와인드업때 힘을 모으는 잠깐멈춤 동작도 중요
 
투구 메카닉의 발전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는 근거는 여러 가지가 있다. 좋은 메카닉으로 공을 던지는 투수는 부상 가능성을 줄이면서 쓸데 없는 힘의 소비 없이 더 좋은 제구력으로 빠른 볼을 던지게 된다.

또한 좋은 메카닉을 가진 투수는 더 뛰어난 팔의 힘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많은 투수들은 자신의 투구폼을 세심하게 분석 보완함으로써 구속 증가 또는 제구력의 완성도를 높인다. 이번 회에서는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예들을 통해 하체의 움직임에 대해 연구해 보기로 하자.

전문가들이 항상 강조하고 있는 것이 하체 움직임의 중요성이다. 하체의 메카닉은 제구력과 힘을 얻는데 굉장히 중요하다고 또 한번 얘기하고 싶다.

투수는 발과 함께 동작의 시작이 이루어지며 전체의 다리가 전진되고 마지막에는 엉덩이가 뒤따라가게 된다. 투구 메카닉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본적인 기술적 밑바탕이 완성돼야 한다. 즉, 하체의 동작이 좋아야 좋은 상체의 움직임을 갖기 쉽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체는 상체의 움직임을 지시하기 때문이다.

하체 움직임의 시작은 마운드에서의 정확한 발동작이라고 할 수 있다.

두 가지의 다른 형태의 발동작이 있는데, 자신의 발동작을 교정하기 위해서라도 어떤 동작이 옳고 그른지를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강조해서 말하자면 뛰어난 피칭 메카닉을 가지기 위해서는 올바른 발 동작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투수들은 통상 자신이 던지는 팔 쪽의 투수판을 밟는다. 우투수는 투구판 오른쪽 끝부분에서, 좌투수는 반대로 투구판 왼쪽 끝에서 투구를 한다.
 


<그림1> 투구판의 양쪽 사이드를 이용해 던지는 것은 두가지 유리한 점이 있다. 첫번째로는 투수가 던지는 공을 (타자가) 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투수를 기점으로 홈플레이트까지 도달하는 각도가 일직선이 아니라 대각선을 이루며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 각도에서는 타자가 투수 손에서 떠난 공을 쳐내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둘째, 투수는 투구판의 양쪽 사이드를 적절하게 이용하면서 메카닉의 이점을 가질 수가 있다.
 



<그림2> 투수는 스트라이드 할 때 던지는 방향으로 일직선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구판의 가장 바깥쪽을 이용해 목표지점까지 일직선으로 발을 대딛게 되면 허리와 엉덩이를 자연스럽게 열어줄(open) 수 있으며 효과적인 중심 이동이 되면서 팔의 긴장감도 없앨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좀 더 스피드가 올라가게 된다. 만약 투수가 반대 유형의 투수가 밟고 던지는 투구판의 끝에서 던지게 되면 투수의 몸은 닫혀있게(close) 된다.
 
이 메카닉의 결과는 능률 있고 효과적인 중심이동이 되지 못할 뿐더러, 이 발의 위치는 팔에게 무서울 정도의 긴장감을 주게 돼 쉽게 부상을 당하는 원인이 된다. 이렇듯 특별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자신이 던지는 팔쪽 투구판을 사용해 투구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싱커, 체인지업 등 특별한 구종을 사용하는 투수는 투구판의 반대쪽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런 것은 타자에게 더 어려운 각도의 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3> 포수 사인을 볼 때의 적절한 발 위치.

자유족은 투구판 뒤쪽에 위치하는 것이 좋으며 어깨 넓이의 안쪽에 있어야 한다.
 

 
<그림4> 와인드업을 하기 위한 중심이동.
 
자유족의 움직임은 발가락에서 시작해 발뒤꿈치로 옮겨간다.
 



<그림5> 발의 첫 움직임 동작.

축족이 움직이며 힘의 이동이 시작될 때 자유족은 발가락으로부터 움직임을 시작한다. 뒷발을 들어올리기 전에 힘을 모으기 시작해야 한다.




<그림6> A: 올바른 자세 B: 잘못된 자세

많은 투수들이 사인교환 후 자유족을 뒤로 움직이면서 와인드업을 준비한다. 이런 동작은 좀 더 좋은 리듬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 동작(step back)은 투수들이 발을 뒤로 움직일 때 본인의 머리가 투수판 위의 축족 위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발을 뒤로 빼는(step back) 동작 시, 너무 많은 체중 이동이 되게 했을 경우 가장 중요시되는 중심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좋지 않은 현상이 발생한다. 그래서 최근 투수들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유족을 뒤로 빼는 게 아니라 옆으로 움직이는(step side) 경우가 많아졌다.
 
이론도 변하게 되고, 본인의 습관도 중요한 상황이긴 하지만 힘을 모으고 그 힘으로 리듬을 타 정확한 투구 메카닉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고전적 방법(step back)이 아무래도 좀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림7> 힘을 모으는 자세

위 그래픽과 같은 ‘힘이 축적된 자세’는 한 점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이 위치에서 모든 준비는 잠깐 멈추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고, 곧 홈 플레이트쪽으로 강하게 나가는 동작으로 연결된다.

이렇듯 힘이 축적된 자세는 자유족은 땅에서 떨어져있지만 몸 전체의 힘이 축족에 놓여있게 된다.(모든 투수들은 이 자세의 밸런스를 유지할 줄 알아야하고, 또한 이 자세에서 최소 2분 이상은 버텨내야 한다)

투수들이 정확한 밸런스나 리듬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렇게 힘이 모아진 듯한 자세에서 잠깐 멈춘다는 느낌을 가지고 그런 다음 투구를 하기 위한 스트라이드로 연결돼야 한다.

투수의 큰 동작인 와인드업은 골프 스윙과 비교할 수 있다. 즉, 축적된 힘을 순간을 위해 서서히 증가시키면서 목표 방향을 향해 빠른 속도의 변화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골프 백스윙은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하는 게 좋다. 투수도 축적된 자세를 만들고 가장 강한 힘을 만들어내기까지 본인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

가끔 이런 서서히 증가하는 듯한 투구폼이 아닌 투구판에서 튕겨져 나가는 듯한 자세를 ‘rush’라고 하는데, 이렇게 축적된 자세를 만들지 못하고 투구를 하게 되면 가장 먼저 제구력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렇게 밸런스가 깨져버리는 rushing 문제는 90% 이상이 축적된 자세에서 ‘잠깐’ 멈춤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결국에는 상체로, 그리고 팔 동작이나 팔의 스윙 속도로 공을 던지게 되는 것이지만 힘의 축적이 투구의 시작이기 때문에 이런 기본적인 자세를 몸에 익혀두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번 연재했던 팔 동작은 매우 예민하며 고치기도 어렵지만 이번 회에 소개한 동작은 가장 기본적이기 때문에 무엇인가 문제가 발생하면 기본으로 돌아가 확인해보고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 롯데 감독·고려대 체육교육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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