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세계의 눈/토머스 프리드먼]IT혁명과 분노의 세계화

입력 | 2011-08-16 03:00:00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런던은 불탔고 아랍 세계의 독재자들에게 대항하는 반란은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올여름 25만 명이 거리로 나와 주택 부족과 족벌자본주의에 항의하고 있다. 아테네에서 바르셀로나까지 유럽 도시의 광장들은 실업과 양극화를 비난하는 젊은이들에게 점령됐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시위와 폭동에는 복합적이고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우리는 다가갈 수 있는 미래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이스라엘 중산층의 시위 구호에서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세계의 중산층은 지금 미래가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고 느끼며 이런 사실을 지도자들이 알도록 하기 위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왜 지금인가?

세계화와 정보기술(IT)혁명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클라우드 컴퓨팅, 스카이프,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아이패드, 스마트폰 덕택으로 세계는 더 밀접하게 연결됐다. 이 때문에 중산층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전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민첩하게 일하고, 더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세계화와 IT혁명은 한때 중산층의 생활방식을 바꾸고 있다.

세계화와 IT의 결합은 거대한 부를 창출한다. 전엔 외국인 노동자를 싸게 고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글로벌 인재도 쉽게 활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회사들은 더 부유해지고 있다. 좋은 일자리는 존재하지만 더 많은 교육이나 기술을 요구한다. 대학 졸업장을 가진 사람들의 실업률은 비교적 낮다. 그러나 좋은 일자리를 얻을 정도의 학위를 따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자격과 수준을 높여야 한다.

영국 더 타임스는 ‘아이오와 시골에 있는 1600명 정원의 작은 그린넬대학에 응시한 지원자 10명 중 한 명은 중국 출신이다. 미국 대학 수십 곳도 사정은 비슷하다. 미국 대학에 응시한 중국 출신 지원자들의 절반은 SAT 수학 과목에서 800점 만점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좋은 일자리에 맞도록 수준을 올릴 수 없는 사람들에게 정부는 더는 복지 지원을 관대하게 할 수 없다. 제2차 세계대전 후 50년 동안 대통령, 시장, 주지사, 대학 총장이 되는 것은 사람들에게 무엇을 주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람들에게서 무엇을 뺏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화와 IT혁명은 분노의 세계화를 가능하게 했다. 모든 시위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이스라엘 시위대는 ‘이집트인처럼 걷자’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시위대원들은 새 기술에 의해 더 큰 시위 동력을 얻는다. 세계화와 IT혁명은 권력에 도전하는 강력한 힘을 갖춘 개인을 만들어냈다. 두 아들과 함께 새장에 갇혀 재판을 받는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사진이 상징적 이미지로 꼽힌다. 모든 지도자와 CEO는 그 사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것이다.

정리해 보자. 중산층은 일상적인 일자리와 사회보장 수혜권 등을 뺏기고 있다. 쓸 만한 일자리를 얻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술을 가져야 하는 시대다. 또 세계화와 IT의 결합은 글로벌 기술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마어마한 임금을 줌으로써 부의 격차는 더 커지고 분노도 훨씬 더 힘을 얻는 시대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