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애플·MS와의 정면대결 기반 마련
인수가 13조5000억원…삼성·HTC도 촉각
거대 인터넷 기업 구글이 휴대전화 제조사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125억 달러(한화 약 13조5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일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구글과 함께 모바일 시장을 양분해 온 애플과 모바일 시장에서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HTC 등 휴대전화 제조사들도 시장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삼성·HTC 셈 복잡
하지만 인터넷 사업을 기반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로 전 세계 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안드로이드OS의 올 2분기 시장 점유율은 50%에 육박했다.
구글은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로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또 하나의 날개를 달았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생태계를 동시에 구축해 온 경쟁사 애플과 정면 대결을 벌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 최근 속을 썩여왔던 애플, MS 등과의 특허 분쟁에서도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게 됐다.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통신 부문을 포함해 1만7000여건에 달하는 특허를 보유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구글이 오픈 OS 정책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탓이다.
물론 구글이 당장 모토로라 모빌리티에 안드로이드OS 독점 사용권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급변하는 글로벌 모바일 시장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이를 담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애플은 ‘여유’…MS는 ‘복잡’
애플은 비교적 여유롭다. 최대 경쟁사 구글이 하드웨어 제조 분야에까지 발을 담궜지만 시장에 곧바로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HTC 등 굴지의 스마트폰 제조기업들과 손을 잡고 제작한 구글 레퍼런스폰들은 시장에서 생각만큼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호재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로 다른 휴대전화 제조사들과 관계가 소원해지면 그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전략적 제휴를 맺은 노키아는 물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파트너사들과의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란 얘기다.
김명근 기자 (트위터 @kimyke76) dion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