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샤인 볼트, 인천공항 거쳐 대구 도착
본보 인터뷰 지면 기념선물로 받아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동아일보와 다시 만나다!’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오른쪽)가 16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본보 양종구 기자와 기념 촬영을 했다. 볼트는 2009년 자메이카 현지 취재 기사와 최근 e메일 인터뷰 기사로 만든 동아일보 지면 아크릴 판을 선물로 받은 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m(9초58)와 200m(19초19)에서 동시에 세계기록을 세운 볼트는 ‘나는 넘을 수 있다(I can cross it)’라고 쓰인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입국해 눈길을 끌었다.
특유의 익살 표정 없이… 16일 입국한 우사인 볼트(가운데)가 대구공항에 도착해 숙소로 이동하고 있다. 장시간 비행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던 볼트는 기자들의 취재에는 응하지 않았지만 팬들의 사인 요청은 물리치지 못했다. 볼트는 17일부터 경산 육상경기장에서 훈련을 시작한다. 대구=변영욱 기자 cut@donga.com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번개’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에게 이렇게 묻자 그는 모르겠다는 듯 머리를 젖히며 두 손을 들어 올렸다.
“2009년 2월 자메이카 킹스턴의 내셔널스타디움에서 당신을 취재했다.”
“2009년이면 참 오래된 일 아닌가.”(볼트)
“자 봐라. 그때 함께 찍은 사진으로 기사를 써 만든 동아일보 지면이다.”
“오∼. 여기 진짜 내가 당신과 함께 있네.”(볼트)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 100m와 200m, 400m 계주에서 3관왕에 오르며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가 된 볼트가 기자를 기억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동안 그가 만난 기자는 수백, 수천 명에 이를 테니 말이다.
‘괴물’ 볼트가 한국에 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 100m(9초58)와 200m(19초19)에서 잇달아 세계기록을 세운 볼트가 27일 개막하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인천과 대구공항을 거쳐 대구에 입성했다.
볼트는 군청색 모자를 쓰고 ‘나는 넘을 수 있다(I can cross it)’라고 쓰인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이 옷은 후원사 푸마의 스포츠 라이프 스타일 셔츠로 ‘자신의 기록이나 한계를 뛰어 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볼트는 인천공항에서 모든 인터뷰를 거절한 채 당초 예정된 A입국장이 아닌 C입국장으로 빠져나가 공항 2층 라운지로 향했다. 기자는 이 사이 2년 전 인연을 내세워 잠시나마 만나 간단하게 인터뷰를 했다.
볼트는 영국 런던으로부터 10시간 넘게 비행하고 온 때문인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이 “볼트다”라고 외치며 몰려들자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해 5월 대구 국제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해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 그는 “친절하고 정이 많은 대구 시민들을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번 e메일 인터뷰 때처럼 “100m와 200m에서 타이틀을 방어하는 게 목적이다”라고 말했다.
볼트는 현재 아킬레스 힘줄 부상과 허리 통증에서 회복 중이다. 그는 “타이틀을 방어하러 왔지만 멋진 레이스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나는 넘을 수 있다’고 쓰인 옷을 입고 온 것으로 볼 때 컨디션을 회복해 세계기록 경신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볼트는 경비요원들의 철통 보안 속에 모든 승객이 비행기에 오르기를 기다려 제일 마지막에 탑승해 모자를 눌러쓴 채 잠을 청했다. 비행기 안에서는 피곤한 듯 사진을 찍자는 팬들의 요청을 받아주지 않았다. 대구에 도착한 볼트는 대회 조직위에서 마련한 간단한 환영행사에도 불참하고 곧바로 숙소로 향했다.
인천·대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