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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그때의 오늘] 1987년 ‘동백아가씨’ 등 186곡 해금

입력 | 2011-08-18 07:00:00

이미자. 동아일보DB.


대중가요 심의의 잣대를 둘러싼 논란이 새삼 제기되고 있다. 기준이 모호해서 자칫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 심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과거에 그런 논란조차 불온시 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불온한 시선이 사라지기까지 참으로 긴 세월이 걸렸다.

1987년 오늘, 공연윤리위원회는 방송이나 공연 등에 규제를 당해온 대중가요 382곡 가운데 186곡을 해제했다. 해금 된 노래 중 가장 대표적인 곡은 1964년 세상에 나왔지만 1년 만에 방송금지를 당하고 그로부터 4년 뒤에는 아예 공연 및 앨범 제작까지 규제당한 이미자(사진)의 ‘동백아가씨’다.

이밖에 김민기의 ‘아침이슬’, 송창식의 ‘고래사냥’, 이장희의 ‘한 잔의 추억’도 포함됐다. 9월5일에는 방송심의위원회가 당국의 조치와는 별도로 방송 금지한 500곡을 규제에서 풀었다.

하지만 이들 노래는 1965년 이후 ‘금지곡’으로 묶인 837곡 가운데 일부에 불과했다. 특히 해금 가요 중 상당수는 유신의 상징이었던 1975년 대통령 긴급조치 9호로 인해 불리지 못했다. 일부 표절 가요를 빼고는 금지 사유가 퇴폐, 저속, 왜색, 불신 조장 등으로 모호했다.

1987년 거대한 민주화의 물결이 몰아쳤고 그 앞에서 더 이상 규제와 금지의 명분은 설 수 없었다. 해금 조치 이후 그 ‘해적판’으로 불린 불법복제 음반과 테이프가 불티나게 팔렸다. 저작권 등 문제로 해금 가요 음반의 재출시가 늦어진 상황이었다. 노래에 목말랐던 시대의 역설이 아닌가.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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