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사 슈퍼컵 3연패
축제는 난장판으로 바뀌었다. 경기 후에도 비난이 이어졌다.
조제 모리뉴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 감독이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너무나도 뜨거운 라이벌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와의 경기가 문제였다. 지난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팀 바르사와 스페인국왕컵(코파 델 로이) 우승팀인 레알은 18일 바르사의 홈구장에서 슈퍼컵 2차전을 벌였다. 슈퍼컵은 이전 시즌 프리메라리가 우승팀과 국왕컵 우승팀이 맞붙는 경기. 두 팀은 1차전에서 2-2로 비겼다.
레알은 후반 37분 카림 벤제마의 골로 2-2로 따라붙었지만 바르사의 ‘마법사’ 리오넬 메시에게 후반 43분 결승골을 내주며 2-3으로 패했다. 바르사는 3년 연속 슈퍼컵을 차지했다.
5골을 주고받으며 달아오르던 경기는 경기 종료 직전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레알의 마르셀로가 바르사의 세스크 파브레가스에게 거친 태클을 시도했다. 몸싸움이 벌어지자 벤치에 있던 선수들까지 뛰쳐나왔다. 모리뉴 감독도 이 싸움에 끼어들었다. 경기장으로 들어간 그는 바르사의 티토 빌라노바 코치에게 다가가 손가락으로 눈을 찔렀다. 깜짝 놀란 빌라노바 코치는 펄쩍 뛰더니 모리뉴 감독을 떠밀었다. 모리뉴 감독은 이날 경기 도중 아르헨티나 출신의 메시와 브라질 출신의 흑인 다니엘 알베스가 근처를 지날 때 냄새가 난다는 듯 얼굴을 찡그리며 코 주변을 손으로 부채질하기도 했다. 인종차별적인 행동이다. 모리뉴 감독은 바르사와의 경기에서 자주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바르사에 패한 뒤 심판들이 바르사를 봐준다고 주장해 5경기 출장정지와 5만 유로(약 7700만 원)의 벌금을 물었다.
경기 후 바르사의 미드필더 사비 에르난데스는 “모리뉴 감독이 스페인 축구를 망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모리뉴 감독은 평소에도 지나친 수비위주 전술로 재미없는 축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모리뉴 감독을 뛰어넘는 명감독으로서의 평가를 굳혀가고 있는 주제프 과르디올라 바르사 감독은 “오늘 같은 일들은 축구에 나쁜 이미지를 남긴다. 빌라노바 코치의 눈은 괜찮다”며 점잖게 한마디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008년 지휘봉을 잡은 이래 바르사에 프리메라리가 3연속 우승 등 11번째 우승트로피를 선사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