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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캐럴 옆 지하수 4년 마신 딸 백혈병 걸려”

입력 | 2011-08-19 03:00:00

고엽제 대책위 조사결과 발표… “200m이내 주민들 질병 많아”




“진실을 알고 싶습니다. 제 딸은 이미 백혈병에 걸렸으니 어쩔 수 없지만…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도 캠프 캐럴 내 고엽제와 오염물질에 대한 모든 것이 밝혀져야 합니다.”

고엽제 매립 의혹이 인 캠프 캐럴 인근에 5년간 거주했던 방모 씨(52·경북 칠곡군 왜관읍)는 2004년 캠프 캐럴 후문 근처 아파트로 이사 왔다. 방 씨 가족은 수돗물 대신 이곳 지하수를 마셔왔다고 한다. 그러다 2008년 4월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던 딸(12)이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딸은 학업을 포기하고 올 2월 골수이식까지 받았다. 방 씨는 “면역력이 약한 딸이 발암물질에 오염된 지하수를 마시고 백혈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18일 주한미군 고엽제 등 환경범죄 진상 규명과 원상회복 촉구 국민대책회의(고엽제대책위)가 7월 13∼15일 캠프 캐럴 주변 200m 이내에 사는 주민 4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주민 2명이 각각 1990년, 2001년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또 백혈병과 재생불량성빈혈(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이 감소하는 병) 환자도 최근 5년 사이 1명씩 발생했다. 방 씨의 딸도 이 중 한 명이다. 캐럴 기지 인근 주민 16명은 피부질환 말초신경병 중추신경장애를 앓고 있었다.

반면 캐럴 기지 500m 밖에 사는 주민 58명에게서는 백혈병이나 신경병이 나타나지 않았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