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스트라이커 골가뭄 화끈한 해갈
2위 포항 3-1 꺾고 단독선두 굳히기
전북 최강희 감독은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경기 시작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최상의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최 감독은 “오늘 이동국이 골을 넣고 팀이 이기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이동국은 이날 경기 전까지 정규리그에서 8경기 연속 무득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감독은 이동국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 그는 “완벽한 공격수는 인터넷 게임 상에만 존재한다. 동국이가 골을 넣지 못하고 있지만 경기장에서나 훈련장에서 플레이는 매우 좋다”며 제자에게 힘을 실어줬다.
최 감독의 시나리오는 경기장에서 그대로 연출됐다.
전반에 2번의 좋은 득점 찬스를 놓친 가운데 후반 19분 득점 찬스가 왔다. 페널티킥을 얻어 오른발로 강하게 차 9경기 만에 득점포 가동에 성공했다. 페널티킥 성공으로 부담감을 던 이동국은 후반 33분 행운의 2번째 골을 넣었다.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 외곽에서 오른발 아웃 프런트로 볼을 감아 찼다. 동료를 보고 크로스한 볼이었다. 포항 중앙수비수 김형일은 이 볼을 걷어내려다 실패했고, 전진했던 골키퍼는 볼이 골대 안으로 흘러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3번째 골은 제대로 넣었다. 추가시간 미드필드 중앙에서 서정진이 침투 패스한 볼을 문전으로 쇄도하면서 왼발로 꺾어 차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최 감독은 “이동국이 골 뿐 아니라 동료들의 찬스를 많이 만들어주는 등 90분 동안 많이 뛰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이동국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중요한 경기였는데 이겨서 기쁘다. 그 동안 골을 넣는 연습을 많이 했는데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골이 들어가려고 하니 2번째 골처럼 운도 따라주는 것 같다. 많은 골을 넣어 기쁘고, 상대가 어떤 팀이든 모든 골이 나에게는 소중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전주 | 최용석 기자 (트위터@gtyong11)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