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에서 30등→전교 3등 수직상승 비결요?“오늘 할일은 꼭 오늘, 완벽히 소화했죠! ”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몰랐던 아이, 앞으로의 목표가 없었던 아이, 중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반에 있는 듯 없는 듯했던 아이. 인천 박문여고 2학년 조인정 양(17·사진)의 중학교 1학년 시절 모습이다. 조 양이 조금씩 달라진 건 중2 때부터. 외국어고 입시를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는 전교 1등 친구와 친하게 지내게 된 조 양은 목표가 뚜렷하고 매사에 당당한 친구와 자신이 비교됐다. 꿈도 목표도 없는 자신이 초라해 보였다. 뒤지기 싫어 학업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중3이 된 후로는 어머니의 추천으로 알게 된 ‘박문여고 국제반’에 들어가겠다는 뚜렷한 목표까지 생겼다.》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스스로에게 엄격한 인천 박문여고 2학년 조인정 양. 조 양은 자신과의 약속인 ‘오늘 해야 할 목록’( 사진)을 매일 수첩에 정리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 무거운 엉덩이 믿고 기른 뚝심
조 양은 앳된 목소리가 주는 첫 느낌과는 달리 스스로에게 독하다 싶을 만큼 엄격한 구석이 있다. 계획한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지키겠다는 각오다. ‘오전 6시 반 기상, 오전 1시 전 취침’을 원칙으로 삼고, 눈을 뜨고 있는 시간만큼은 후회 없는 하루를 보내려고 노력한다. 통학버스 안이라고 해도 결코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법이 없다. 다른 친구들이 자고 있는 동안에도 영어단어 50개씩을 외운다. 여기까지가 준비운동이었다면 본격적인 일과는 학교에 도착한 후부터 시작된다.
조 양은 일단 공부에 열중하면 다른 곳에는 눈을 돌리지 않는다. 정해둔 분량을 소화하는 동안에는 전화나 문자메시지에도 잘 응답하지 않기 때문에 통화가 쉽지 않을 정도다. 그날 세운 계획은 그날 안에 끝내는 게 힘들어도 도리어 자신을 편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완벽하게 소화하면 목록에서 지우고 애매하게 끝낸 건 세모로 표시해둡니다. 나중에 계획표를 봤을 때 세모가 많으면 스스로 창피해져요. 괜히 다음 날 더 빡빡하게 일정을 잡게 되더라고요. 저도 이런 제가 집요하게 느껴지기도 해요(웃음).”
○ 나와의 약속 지키니 친구 신뢰도 따라와
친구들의 지지를 받아 지난 학기에는 방송에 관심 있는 이들로 이루어진 동아리 ‘혜윰’(‘생각’이란 뜻의 순우리말)을 만들었다. 이 역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평소 방송 쪽에 관심이 많던 조 양은 1학년 때 비슷한 꿈을 가진 친구들 앞에서 “동아리를 만들자”고 말했다. 그때의 계획을 늦게나마 이루게 된 것. 마침 어머니 후배 중 한 명이 지상파 방송국 PD로 활동하고 있어 이번 방학 때 친구들과 방송국도 탐방했다.
“동아리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던 걸 친구들은 잊지 않았고 저를 믿어줬습니다. 덕분에 꿈을 향해 한 발짝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공부 외에 동아리 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꾸준히 열심히 하다보면 꿈이 이뤄진다는 걸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박주선 기자 js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