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스포츠 에코리더십 캠프’ 7차례 열려
《4일 오전 강원 평창군의 오대산 자락. 등산장비를 갖추고 커나란 배낭을 멘 중학생 35명이 소금강 계곡을 따라 한 줄로 등산로를 오르기 시작했다. 선두에 선 학생은 이따금씩 길을 멈춰 서서 다른 친구와 함께 지도를 연구하며 어느 길로 가야하는지를 탐색했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을 밟으며 쉬지 않고 걷는 학생들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2011 코오롱스포츠 에코리더십 캠프’에선 야영, 트레킹 같은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친환경적 리더십을 기를 수 있다. 사진은 4일 중학생 참가자가 강원 강릉시에 위치한 캠프장에서 직접 텐트를 치는 모습. 코오롱스포츠 제공
오대산 만물상까지의 왕복 8km의 산행은 5시간가량 이어졌다. 여기는 어딜까? ‘2011 코오롱스포츠 에코리더십 캠프’ 현장이다.
코오롱스포츠와 산림청이 주최하고 아웃워드 바운드코리아와 한국녹색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에코리더십 캠프는 중고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여름, 겨울방학에 진행한다. 참가자들이 야영, 트레킹을 비롯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며 자연의 가치와 리더십을 배우는 캠프로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진흥센터가 우수 청소년 수련활동으로 인증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이번 캠프는 강원 강릉시 연곡면에 있는 아웃워드 바운드코리아 캠프장에서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21일까지 7차에 걸쳐 열렸다. 차수별 45명 정원으로 중고생은 2박3일, 대학생은 3박4일 일정.
등반 중에는 환경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학생들은 오대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서 쓰레기봉투 하나씩을 받아 산에 오른다. 자신이 먹은 음식물쓰레기뿐 아니라 등산로에 방치된 쓰레기까지 봉투에 담아 와야 한다. 이는 국립공원의 그린포인트 제도(국립공원 내 쓰레기 수거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경우 수거 양에 따라 포인트를 제공받아 누적 포인트로 공원시설을 무료 이용할 수 있는 제도)를 활용한 것. 참가자 전원은 한국녹색문화재단으로부터 봉사활동 확인서를 발급받는다.
왕복 8km의 산행이 쉽진 않지만 참가자에겐 가장 잊지 못할 추억 중 하나. “맑은 공기를 마시고 나비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며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조원들과 상의해서 길을 찾거나 ‘조 구호 정하기’ 같은 미션을 수행하면서 협동심도 기를 수 있었고요. 무엇보다 서로 ‘힘내라’고 말해주는 모습에 감동했어요.” 서울 옥정중 3학년 송아영 양(15)의 소감이다. 철저히 자연친화적인 교육환경을 위해 일단 캠프장에 들어오면 휴대전화를 일절 쓸 수 없다. 전자기기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자연 그대로의 생활을 경험하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심심할 새는 없다. 다양한 놀이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풀잎손수건 만들기’ 시간이 대표적. 학생들은 풀잎 모양, 색깔과 향기가 밴 풀잎손수건을 만들며 자연과 더욱 가까워진다. 일상생활에서도 환경보전 활동과 리더십 훈련은 계속된다. 캠프 첫날 학생들은 강사의 안내에 따라 직접 텐트를 친다. 음식은 야외에서 스스로 해먹는다. 조원 개개인은 요리, 설거지, 분리수거 등 한 가지 역할을 필수로 맡아야 한다. ‘욕하지 말고 친구 이름 불러주기’ ‘밥 남기지 않기’처럼 지켜야 할 조별 규칙도 회의를 통해 자체적으로 정한다.
송 양은 “모든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식사는 절대 남기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사흘을 보낸 뒤 변한 내 모습을 발견했다”면서 “‘환경보호가 어려운 게 아니구나’라는 점을 깨닫게 되어 이젠 집에서도 분리수거를 실천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현재 겨울방학 에코리더십 캠프에 참가할 고교생과 대학생을 모집 중. 2012년 1월 12∼15일엔 대학생 과정이, 1월 27∼29일엔 고등학생 과정을 진행한다. 참가비는 대학생 7만 원, 고등학생 5만 원. 캠프에 필요한 텐트, 배낭, 나침반, 지도, 헤드램프, 우의, 취사도구 등 장비와 식량은 코오롱스포츠가 제공한다. 차수별 45명 선착순 마감. 참가신청은 홈페이지(www.eco-camp.co.kr). 문의 02-3701-6606.
장재원 기자 jj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