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호에 국내 첫 수상 태양광발전기 완공
경남 합천군 합천호에서 수자원공사 직원들이 연간 3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는 실험용 수상(水上) 태양광발전기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합천=이건혁 기자 realist@donga.com
지난해 12월 사업에 착수해 약 8개월 만인 이날 완성된 국내 최초의 수상 태양광발전기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전국의 댐이나 저수지를 이용한 태양광발전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7억여 원을 투입해 만든 것이다. 이 발전기의 순간 최대 전기생산능력은 100kW이고, 연간전력생산량은 시간당 144MW로 3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 수상발전기의 가장 큰 특징은 말 그대로 물 위에 설치돼 있다는 점이다. 바람에 뒤집어지지 않도록 태양전지판을 얹은 판의 네 귀퉁이에 닻과 고정추를 연결해 합천호 바닥에 고정시켰다. 이세현 수자원공사 CDM사업팀장은 “설치과정에 자체 개발한 특허기술만 5개나 될 정도로 높은 기술력이 필요했다”며 “수심 40m 깊이의 호수에 태양광발전 시설을 띄운 것은 이곳이 ‘세계 최초’이다”고 자랑했다. 일본이나 미국도 수상태양광발전소가 있지만 얕은 연못이나 모래톱을 설치해 수준이 다르다는 것.
수자원공사가 미래의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는 이 사업은 내년부터 시행될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를 염두에 둔 프로젝트다. RPS는 국내 발전사 13개가 신재생에너지의 산업화를 위해서 발전량의 일정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 RPS에 따라 설비규모 500MW 이상인 발전사업자는 내년 총발전량의 2%를, 2022년에는 1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한다. 지식경제부는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2022년에는 49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다음 달부터 시험가동에 들어가는 한편 내년 2월까지 인근 지역에 500kW 규모의 수상태양광발전기를 추가로 설치해 상업화 가능성도 실험할 계획이다. 이후 2012년 하반기부터는 주암댐, 장흥댐 등에 상업용 수상태양광발전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상태양광사업이 상업적으로 인정을 받으려면 기술적인 보완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형근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수상태양광 발전은 좁은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물에 떠있어 누전과 설비 수명에 대한 연구가 더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