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처럼? 은신처 도망다니다 생포 또는 자결해외로 망명? 튀니지-알제리-사우디… 說만 분분
과도국가위원회(NTC) 무스타파 압둘 잘릴 위원장은 22일(현지 시간)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서 뉴스전문 채널 알아라비아와의 인터뷰에서 “영웅적인 반군이 트리폴리 거의 대부분을 장악했다”면서 “카다피가 리비아를 떠났는지 아니면 남아있는지를 말하기는 어렵다. 밥 알아자지아에선 여전히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카다피가 그곳이나 주변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NTC 안에서도 의견이 엇갈려 카다피가 이미 트리폴리를 벗어나 피신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마흐무드 샴맘 NTC 대변인은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알제리 국경지대로 이동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신 국가를 찾기도 쉽지 않다. 카다피와 평소 친분이 있어 유력한 망명지로 꼽혔던 튀니지가 20일 NTC를 리비아 공식기구로 인정하는 바람에 어렵게 됐다. 남은 국가는 사실상 알제리밖에 없는데 알제리조차 최근 리비아를 ‘개방된 무기창고’라 부르며 공공연히 거리두기를 시도하고 있어 카다피가 튀니지와 알제리가 아닌 제3국으로 망명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아프리카연합이 앙골라나 짐바브웨를 망명지로 추천했다”고 전했다. 이슬람국가 지도자의 망명에 관대한 편인 사우디아라비아도 거론된다. 33년 장기 집권했던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도 현재 사우디에 체류하고 있다.
카다피가 트리폴리는 벗어났지만 리비아를 떠나지는 않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BBC뉴스는 “리비아를 떠날 경우 모든 것을 잃게 되기 때문에 고향이자 군사적 요충지인 수르트로 갔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가 최후에 몰릴 경우 생포 대신 죽음을 선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트위터 등에선 “이미 자결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카다피와 함께 권력을 움직였던 자녀(7남 1녀)들의 행방도 관심이다. 카다피재단 이사장을 지내며 주요 대외업무를 담당한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과 리비아축구협회장인 3남 사디, 전면에 잘 나서지 않았지만 리비아 올림픽위원장이던 장남 무함마드는 리비아 반군에 투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리비아 최고 부대로 꼽혔던 ‘카미스 여단’을 이끌던 막내 카미스(7남)는 카미스 여단이 항복을 선언한 뒤 행방이 묘연해졌다. 카미스는 3월 리비아 반군의 공격으로 사망했다는 설도 나돌았다. 국가안보보좌관인 4남 무타심과 정보기관에서 활동한 5남 한니발, 병원을 운영한 딸 아이샤는 아버지 카다피와 함께 관저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6남인 사이프 알아랍은 5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공습 당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