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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50대 제비의 ‘기막힌 작업’

입력 | 2011-08-24 03:00:00

엄마와 사귀면서 딸과 동거… 딸, 정체 알고도 “영적 멘토”




석 달 전 사귀던 남자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김모 씨(47·여)는 최근 경찰에 붙잡힌 남자친구 이모 씨(51)를 본 자리에서 대성통곡을 했다. 사기를 당한 것도 억울했지만 더 기가 막힌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 씨가 자신의 딸과 동거 중이었기 때문이다.

전 남편과 이혼한 김 씨는 3년 전 우연히 자신의 회사에서 만난 이 씨에게 호감을 느꼈다. 김 씨는 전 남편과 달리 자상한 데다 자신을 건설회사 회장이라고 속인 이 씨에게 푹 빠졌고 두 사람은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이 씨는 김 씨에게 “우리 회사에 근무하고, 국가 유공자 자녀인 것으로 서류를 위조하면 아파트 분양권을 받을 수 있다”고 속여 위조 비용으로 5300만 원을 가로챘다. 이후 김 씨는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고 이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사기가 아니었다. 올 초 가출한 딸(24)이 이 씨와 동거를 하고 있었던 것. 이 씨는 김 씨를 만나는 과정에서 김 씨의 딸을 알게 됐으며 이후 모 대기업 계열사에 다니던 김 씨 딸에게 “청와대 비서실에 들어가게 해주겠다”고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씨가 자상한 아버지처럼 대하며 김 씨 딸에게 접근했다”며 “이 씨는 키가 작은 데다 배도 나오고 머리숱도 별로 없는 볼품없는 외모였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김 씨의 딸은 어머니가 이 씨와 사귄다는 것을 알면서도 동거를 시작했다”며 “사기 혐의로 구속된 이 씨를 면회 온 딸에게 ‘정신 차리라’고 충고했지만 딸은 여전히 이 씨를 ‘인생의 멘토, 영적인 리더’라고 부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유부남인 것으로 밝혀졌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