桓公之於管仲은 ‘환공의 관중에 대한 관계는’이다. 湯之於伊尹(탕지어이윤)과 짝을 이룬다. 제나라 환공은 관중을 재상으로 삼아서 國威(국위)를 떨쳤다. 學焉은 ‘그에게서 배우고서’, 臣之는 ‘그를 신하로 삼았다’이다. 故는 앞 문장과 뒤의 문장을 인과관계로 접속해 준다. 不勞는 ‘자기 스스로 힘들이지 않고’이다. 覇(패)는 覇諸侯(패제후)의 준말로, 제후들이 서로의 우호를 확인하기 위해 會盟(회맹)의 의식을 할 때 주장자가 된다는 말이다. 대개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군사적으로 강성할 때 覇權(패권)을 잡았다. 그런데 富國强兵(부국강병)을 통해 覇權을 잡는 것은 仁義의 이념에 따라 王道政治를 실행하는 것과 완전히 對蹠的(대척적)이다.
춘추시대 제나라 襄公(양공) 때 나라가 혼란스러워지자 鮑叔牙(포숙아)는 양공의 이복동생인 公子 小白을 모시고 거(거)나라로 망명했다. 그 후 公孫無知(공손무지)가 양공을 살해하자 管仲(관중)과 召忽(소홀)은 公子 糾(규)를 모시고 魯(노)나라로 망명했다. 소백과 규는 서로 먼저 제나라로 들어가려고 다투었는데 소백이 이겨 제나라 군주가 되었다. 이 사람이 환공이다. 환공은 노나라 莊公(장공)에게 압력을 가해 규를 죽이게 했다. 그러자 소홀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지만 관중은 죽지 않았을 뿐 아니라 포숙아의 추천으로 환공의 신하가 되어 재상에까지 올랐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