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 소년 경찰 총에 숨져… 1명 중상
교육개혁을 요구하는 학생시위가 3개월 넘게 계속되고 있는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25일 시위에 참가했던 10대 청소년이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목격자들은 “경찰이 쏜 총에 맞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칠레 시위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26일 외신들에 따르면 전날 산티아고 시내에서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시위에 참가했던 10대가 가슴에 총격을 받고 치료를 받던 중 이날 아침 사망했다. 사망자는 14세 마누엘 구티에레스 레이노소 군이며 경찰의 바리케이드 근처에서 총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가족과 친구들은 “경찰 쪽에서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으며 변호인을 통해 경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레이노소 군과 함께 시위에 참가했던 마리오 파라게스 핀토 군(18)도 총격을 받아 중상을 입었다.
칠레 학생들은 5월부터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독재정권(1973∼1990년) 시절 제정된 교육법에 따라 지방 정부가 공립학교를 운영하는 바람에 교육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며 중앙정부가 공교육을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공교육 강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보수우파 성향의 피녜라 대통령 지지율은 칠레에서 군사독재가 끝나고 민주주의가 회복된 1990년 이래 가장 낮은 26%까지 추락했다.
24, 25일에는 칠레 최대 노조단체인 중앙노동자연맹(CUT) 등 80여 개 단체 주도로 20만 명이 참여한 48시간 총파업이 벌어졌다. 이 시위에는 브라질 최대 학생조직인 전국학생연합(UNE)의 다니엘 일리에스쿠 회장까지 산티아고 집회에 참석해 브라질 학생조직까지 연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한편 경찰 당국은 이틀간 이어진 대규모 시위로 경찰 153명과 시민 53명이 부상했으며 1394명이 연행됐다고 밝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