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독자 서구문학에 피로감, 한국서 대안 찾아”
‘엄마를 부탁해’ 작가 신경숙 씨가 29일 1년 만의 귀국 소감을 말하고 있다. 그의 좌우로 영어프랑스어 등 13개 언어로 출간된 ‘엄마를 부탁해’ 표지들이 보인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지난해 8월 미국 컬럼비아대 객원연구원으로 떠난 지 1년 만에 귀국한 신 씨를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만났다.
“작가들이 그런 말을 하잖아요. 자기 작품이 자식 같다고. 저도 그런 생각을 할 때가 많았는데, 뭐랄까, ‘엄마를 부탁해’는 제게 ‘엄마’ 같은 작품이에요. 제가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죠.”
“지난 1년은 제가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꿈을 갖게 하고 꿈을 꾸게 하는 기간이었어요. 정말로 영어권에서 출판되고 난 후 반응은 제가 전혀 짐작하지 않았던 것들이었죠. 하나의 물방울이 점점 수많은 물방울이 되는 것 같은….”
그는 해외에서 ‘엄마를…’에 대해 현대와 전통의 단절, 혹은 젊은 세대와 나이 든 세대와의 대립, 아니면 물질문명이 만들어놓은 변질된 세계 등 다양한 작품 분석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작품의 힘에 대해 “과거에서 현재로 오는 과정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이 이 소설에 들어 있다는 점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문학의 세계 진출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해외 출판시장에서 유럽이나 영미권 문학에 피로감을 느끼는 것 같았고, 한국 문학을 희망이나 대안 정도로 보는 경향을 느꼈다는 것이다.
“한국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생기고, 그게 다 정리되지 못한 채 다음 시간으로 넘어가죠. 한국이 가진 특수한 문화들이 서사적으로 해외 독자들에게 강하게 다가서는 것 같아요.”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