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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소셜기부로 이웃 돕고 호감 쌓고… 사랑을 리트윗 하세요, 후원금 쌓아드립니다

입력 | 2011-08-31 03:00:00


악성 댓글을 못 이겨 연예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근거 없는 소문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하지만 SNS는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과 악이 극명하게 바뀌는 ‘양날의 칼’이다. 일면식도 없지만 어려움에 빠진 누군가를 위해 모금 캠페인을 벌이고 환경문제 등과 같은 사회 이슈를 해결하자며 누리꾼들이 의기투합할 때 이용한 소통 채널도 SNS였다. 기업들은 누리꾼들의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소셜 기부’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딱한 사연을 가진 사람이나 아이디어 등을 회사가 자사 SNS에 소개하고 누리꾼들이 이에 호응하면 그 수준에 맞춰 기업이 후원금을 지원한다.

또 SNS는 1인 창업가와 같은 소규모 사업가들에게 자본금 조달의 창구가 되기도 한다.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를 올리면 이에 공감하는 누리꾼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주는 ‘소셜 펀드레이징’이 그것이다.

○매달 불우이웃 1명을 돕는 SK텔레콤의 소셜 기부

SK텔레콤은 올해 말까지 ‘SK텔레콤과 함께하는 행복한 소셜 기부’ 캠페인을 벌인다. 회사는 매달 사정이 딱한 이웃 1명을 자사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등 SNS 채널에 소개하고 이를 본 팔로어들이 응원 댓글을 달거나 리트윗(RT)을 한다. 누리꾼들의 이런 반응은 1개에 500원으로 계산된다. 예를 들어 누리꾼 100명이 RT를 했다면 SK텔레콤이 5만 원(500원×100명)을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8월 현재 비정부기구(NGO) ‘굿피플’과 함께 ‘꿈을 포기하지 않는 열세 살 근육병 승현이 이야기’가 소개되었으며, 한 달 동안 조성된 기부금은 승현이의 수술비로 사용된다. 박혜란 SK텔레콤 브랜드전략실장은 “SNS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이곳에 올라오는 글, 댓글 하나하나가 갖는 파급력이 증대됐다”며 “모금함을 찾거나 계좌이체 등이 아닌 평소에 쓰고 접하는 SNS를 통해 자연스럽게 기부하는 문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누리꾼 누구나 모금 진행이 가능한 다음 ‘희망해’

다음은 누리꾼이 사회문제 해결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희망해’ 모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누리꾼 누구나 소외계층 지원에서부터 환경, 공익 이슈까지 다양한 모금을 제안할 수 있고 500명이 서명을 하면 모금을 시작한다. 다음 캐시, 지식 마일리지, 휴대전화, 신용카드 등으로 원하는 금액만큼 기부할 수 있지만 누리꾼들의 활동에 따라 다음 측이 100∼1000원까지 모금액을 대신 지불하기도 한다. 모금 게시글을 자사 SNS인 ‘요즘’이나 트위터에 퍼 나르면 100원, 카페나 블로그에 스크랩하면 100원, 위젯을 달면 1000원이 적립된다. 희망모금으로 모은 기부금은 7월 말 현재 총 27억 원에 이른다. 특히 독도 광고비 모금 캠페인에 호응이 뜨거워 여러 이슈 가운데 가장 많은 2억1000만 원이 모였다.

○공부방 어린이에게 문화체험 ‘CJ 도너스캠프’


CJ그룹은 지역공부방 아동 후원 프로그램 ‘CJ 도너스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도너스캠프 홈페이지에 공부방 어린이들에 대한 격려 댓글을 남기면 댓글 10개가 됐을 때 회사에서 지역공부방 어린이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6월에는 1245개의 댓글이 달려 124명의 아이들에게 영화 ‘쿵푸 팬더 2’를 보여줬다. 이런 식으로 7월에는 패밀리레스토랑 ‘빕스’ 체험, 8월에는 추석 명절 음식을 제공했다.

○SNS로 자본금 모으기도

소셜 펀드레이징은 자신의 아이디어나 프로젝트를 SNS에 등록해 관심 있는 사람들의 후원을 받아 초기 자본금을 모으는 형태다. 아이디어 혹은 프로젝트 디렉터는 자신의 프로젝트 내용과 목표 금액, 기간을 소개하고 이에 공감하는 일반인들은 소액 후원을 한다. 돈을 벌기 위해 투자한다기보다는 공감하는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힘을 모아주는 것에 가깝다. 이 같은 소셜 펀드레이징은 벤처기업, 특히 1인 창업가를 양성하기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이미 소셜 펀드레이징이 활성화돼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인 미국의 ‘킥 스타터’는 하루에도 수만 건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