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 경제부
23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한국거래소의 정보기술(IT) 시스템 수출을 위한 본계약 체결식이 열렸습니다.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수십 명의 취재진과 관계자들은 상장기업 수 세계 5위, 거래대금 8위를 달리는 한국 증시의 세계적 위상과 그 성장 비결을 궁금해했습니다. 특히 집에서도 편리하게 주식거래를 하는 홈트레이딩 시스템에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온라인 주식매매를 한국 증시의 성공요인으로 분석하며 자신들도 IT 시스템만 잘 갖추면 100배 이상 시장이 커지지 않을까란 기대도 내비쳤지요.
현지에서 그들의 부러움 섞인 시선을 느끼며 우쭐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우리 인터넷 인프라와 활발한 온라인 주식거래는 자랑스러워 할 만합니다. 하지만 그 뒤편에는 작전세력과 루머를 좇아 ‘묻지 마’ 투자에 나서는 개인투자자, 여기에서 파생된 주가 폭등과 폭락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았던 이유입니다.
‘작전세력 출현→개미 쏠림→주가 폭락→피해 속출’의 악순환이 또 반복된 것이죠. 온라인 주식시장은 작전세력의 ‘놀이터’인 셈입니다. 감시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작전세력의 빠른 발걸음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입니다. 결국 개인들이 이성적인 투자로 거품을 경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 우리 온라인 주식시장도 더 빛날 것입니다.
장윤정 경제부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