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2만명 고용 사상 최대… 고졸 인력 3만5000명 뽑아
협력사에 1조3600억 지원… 총수들 사재 털어 거액 기부

李대통령-30대그룹 회장단 간담회… 예상 깨고 화기애애 3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생발전을 위한 대기업 간담회’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과 30대 그룹 총수들이 환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 대통령,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3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생발전을 위한 대기업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27명은 떡갈비와 우거짓국이 담긴 도시락으로 점심을 함께하며 두 시간 넘게 ‘공생발전’에 대한 청사진을 주고받았다.
재계는 당초 이 대통령이 올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기업을 매섭게 질타했던 점에 비춰 이날 간담회 역시 ‘압박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최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사재를 털어 거액을 기부하고, 대기업과 협력업체 사이에 상생 문화가 태동하는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기업을 사랑하고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협력을 하되 시혜적 협력이 아니라 서로 ‘윈윈’하고 함께 발전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이미 상당한 변화의 조짐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고 그런 점에서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대기업) 총수들이 직접 관심을 가져준다면 빨리 전파돼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 대통령은 “공생발전을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시장경제를 지킬 수 있고 사회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대해서는 “향후 50년을 내다보고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 많이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재계 안팎의 비난을 받고 있는 전경련에 경고를 한 셈이다.
대기업 총수들은 이 대통령의 주문에 적극 호응했다. 총수들의 발언에 가장 많이 등장한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건강한 기업 생태계’ ‘공생발전’ 등 이 대통령의 단골 표현들이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경제 불안에 대한 우려가 많아 기업인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과 사회의 관계에서 공생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이명박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오찬간담회 주요 발언
―허창수 전경련 회장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겠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서,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기업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2, 3차 협력 업체 육성과 체계적 지원을 강화해 건전한 기업 생태계를 만들겠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협력사가 경쟁력을 갖추도록 돕는 지원 활동이 결실을 맺도록 저 스스로 꼼꼼히 챙기고 독려하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SK는 주로 사회적 기업을 통해 공생발전을 실천하겠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 “강건한 기업 생태계를 위해 3년간 민간 공동기술투자 500억원 등 총 2500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편성하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지방사업장에선 현지 학생들을 우선 채용하고 여성인력을 특별 채용하겠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 “불균형을 해소하고 갈등 해결에 도움이 되는 효과적인 사업을 추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동반성장을 위해 대기업은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에 힘쓰고 있다. 중소기업도 경쟁력 향상에 힘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