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여자 200m 결선에서 베로니카 캠벨브라운(29·자메이카)이 앨리슨 필릭스(26·미국)의 대회 4연패를 저지하며 정상에 올랐다. 캠벨브라운은 22초22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200m에서 세계선수권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2007년 오사카와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필릭스에 연거푸 밀려 2위에 그쳤던 캠벨브라운으로서는 2전 3기의 승리다. 캠벨브라운은 2004년 아테네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유독 세계선수권 200m와는 인연이 없었다.
4연패를 노리던 필릭스는 22초42의 기록으로 3위에 그쳤다. 2004년과 2008년 올림픽에서 두 번 다 캠벨브라운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지만 세계선수권에서는 절대 강자였던 필릭스였다. 하지만 그도 데일리 프로그램 표지 모델의 저주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입상 포인트에서는 미국이 판정승을 거뒀다. 단거리 강국답게 미국과 자메이카는 8명이 뛰는 여자 200m 결선에 각각 3명이 진출했다. 2009년 베를린 대회까지 12번의 세계선수권 여자 200m에서 미국은 4번, 자메이카는 2번 우승했다. 자메이카는 슬로베니아로 국적을 바꾼 멀린 오티가 1993년과 1995년 대회를 2연패하며 1990년 초중반 정상을 지켰다. 필릭스를 앞세운 미국은 2000년대 중반부터 최강의 자리를 지켜왔다. 세계선수권은 1∼3위에게 주는 메달과는 별개로 1위부터 8위까지 입상 점수를 주고 이를 더해 국가별 순위를 매긴다. 1위에게는 8점, 8위에게는 1점을 주는 식이다. 미국은 1위를 자메이카에 빼앗겼지만 2위(7점), 3위(6점), 4위(5점)를 챙기며 18점의 입상 포인트를 얻어 자메이카에 앞섰다. 자메이카는 1위와 5위(4점), 8위(1점)로 13점을 얻었다.
대구=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