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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의약]한미약품, 2020년까지 신약 20개 창출… 글로벌 20위권 진입한다

입력 | 2011-09-05 03:00:00

유망신약 발굴하는 ‘개방형 R&D전략’ 도입,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
고혈압치료 복합 개량신약 ‘아모잘탄’ 30개국 수출로 해외진출 가시화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에서 30분 남짓 남쪽으로 가다 보면 고속도로변 오른쪽에 ‘한미약품 연구센터’라고 큼지막하게 써진 유리 건물을 만날 수 있다. 바로 경기 화성시에 있는 한미약품 연구개발(R&D)의 본산인 중앙 연구센터로 합성 신약과 바이오 신약 연구가 이뤄지는 곳이다. 경부고속도로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이정표 역할을 하는 이 건물은 한미약품에는 큰 의미를 지닌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업계 R&D 투자 1위 기업이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2010년 총매출액의 14.3%인 852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그 규모를 매출액 대비 15%로 늘리는 목표를 세웠다. 2020년까지 신약 20개를 창출하고 글로벌 순위 20위권에 진입한다는 ‘비전2020’ 프로젝트도 가동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복제의약품→개량신약→신약’으로 이어지는 한국형 R&D 전략으로 시장성 있는 제품 개발에 성공했고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을 신약개발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한미약품은 바이오 의약품의 약효 지속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기술과 내성이 생긴 암환자에게도 투여할 수 있는 표적항암제 등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표적 및 항암신약 국내외 임상

한미약품은 현재 항암 및 바이오 신약 등 모두 9개의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시험을 단계별로 진행하고 있다. 이 중 표적항암제인 ‘팬허 저해제(Pan-Her Inhibitor)’는 암 세포성장에 관여하는 여러 가지 단백질을 동시에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는 다중 표적항암제로, 기존 항암제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내성암에 우수한 약효를 보여준다.

국내에서 진행한 임상 1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올해 안에 국내 또는 해외에서 임상 2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비소세포폐암을 타깃으로 우선 개발 중인데 비소세포폐암의 전 세계 시장 규모와 성장성을 고려할 때, 출시 이후 매년 약 1조 원의 글로벌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2011년부터는 외부 유망신약을 발굴하는 ‘개방형 R&D 전략’을 도입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 카이넥스사와 계약한 혁신 항암신약 KX01은 개방형 R&D 전략의 첫 결실이다. 혈액암, 전립샘암 등을 타깃으로 개발 중인 KX01은 미국 현지에서 2상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KX01에 대한 아시아 10개국에서의 공동 연구계약을 2011년 4월 체결했으며, 국내 임상 2상과 향후 중국 등에서 진행되는 글로벌 임상에도 참여하게 된다. 한미약품 측은 “개발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디자인된 한미약품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2013∼2014년 매년 1∼2품목씩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모잘탄’ 등 개량신약 해외진출 가시권

국내 시장에서 성공한 개량신약들의 선진국 진출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2009년 6월 국내 발매한 고혈압치료 복합 개량신약 ‘아모잘탄’은 세계적 경쟁력을 인정받아 다국적 제약회사인 미국 머크사와 두 차례에 걸쳐 전 세계 30개국에 대한 수출 계약이 됐다. 국내 제약회사가 개발한 완제의약품을 굴지의 다국적사가 도입하는 사례는 한미약품이 최초여서 이는 국산 완제의약품 해외 진출의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다.

아모잘탄은 또 유럽 지역에서의 임상시험을 종료하고 올해 내 시판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2008년 에스오메프라졸 성분의 개량신약으로는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에소메졸’(역류성식도염치료제)은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 심사를 받고 있다. 혈전치료 개량신약 ‘피도글’은 2010년 12월부터 영국 등 유럽 5개국에서 각각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