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0만명 도시 1년 쓸 무공해 에너지 공급
조력(潮力)발전이란 바다의 밀물과 썰물로 발생하는 조차(潮差)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입니다. 달의 인력과 지구의 자전 때문에 하루에 두 차례 밀물과 썰물 현상이 나타나면서 바닷물의 높이는 변합니다. 그 차이를 이용해 발전기를 돌려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겁니다. 달이 없으면 생산할 수 없는 에너지라는 뜻에서 조력발전은 ‘달님의 선물’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국내 기술진이 시공한 ‘1호’입니다. 시화호 조력발전소의 발전설비용량은 254MW로 종전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프랑스의 랑스 조력발전소(240MW)를 뛰어넘었습니다. 연간 발전량도 552GWh로 소양강댐의 1.6배에 달합니다. 이 발전소에는 지름 7.5m, 무게 800t 규모의 발전기 10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현재는 10기 중 6기만 우선 가동하고 있습니다. 여름철에 전력수요가 많을 것을 대비한 조치입니다. 올해 말까지 나머지 4기도 가동할 예정입니다.
조력발전소는 경제적으로 많은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10기가 전부 가동되는 12월이면 인구 50만 명 도시에서 쓸 수 있는 에너지를 생산합니다. 무공해 청정에너지로 연간 86만2000배럴의 원유수입 대체효과를 가져와 매년 942억 원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간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31만5000t 줄여 약 66억 원을 절감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환경개선 효과도 큽니다. 시화호는 1994년 방조제 공사가 끝난 뒤 바닷물의 흐름이 끊기고 오염되면서 ‘죽음의 호수’라는 오명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수문을 통해 해수가 오가면 시화호의 수질은 좋아질 것입니다.
이번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을 계기로 관련기술 수출 통로도 확보하게 됐습니다. 바다 한가운데 이 정도 규모의 시설물을 짓는 건설 능력과 경험을 가진 건설사는 세계적으로도 거의 없습니다.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이 공사를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이용하면 세계시장에서 공사를 수주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환경 파괴입니다. 조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방조제가 있어야 하는데 이로 인해 갯벌 등 해안생태계가 파괴된다는 겁니다. 바닷물 흐름이 정체되면서 ‘제2의 시화호’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최근 충남도가 가로림만 조력발전사업에 대해 정부에 반대 의견을 전달한 것도 이런 점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발전소 건설비용이 화력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에 비해 비싸다는 겁니다. 그러면 전기 단가가 높아져 소비자의 부담이 커집니다. 또 발전소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사업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관광상품으로서의 가치가 갯벌 등에 비해 낮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이건혁 기자 reali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