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는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돈을 주고받았다는 의혹과 관련 있는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도 포함돼 있어 선거운동 과정에서 생긴 ‘사람 빚’을 갚으려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선거 도왔으면 자문위 한 자리씩
대부분 선거 공보물을 통해 곽 교육감을 공개적으로 지지했거나(‘곽노현과 함께하는 사람들’·167명), 당선자 태스크포스(TF·58명) 또는 취임준비위원회(취준위·52명)에 속한 인물들이다.
이 중에서 후보 단일화와 연관이 있는 인물들이 눈에 띈다. 금전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박 교수가 대표적이다. 그는 취준위 고문은 물론이고 곽 교육감의 교육정책 밑그림을 그린 서울교육발전자문위의 부위원장을 맡았다. 곽 교육감이 강조하는 문예체 교육과 테마형 수학여행 방향을 세우는 체육수련교육자문위에도 참여했다. 박 교수 측에 2억 원을 전달한 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 교수(공개 지지자)는 민주시민교육자문위 위원장과 지방공무원인사위에 들어갔다.
취준위의 부위원장이던 송병춘 변호사는 교육규제완화위, 법제심의위, 소송심의회 등 무려 8개 자리를 맡았다. 앞서 곽 교육감은 개방형 공모 형식으로 그를 감사담당관에 앉혔다. 당선자 TF에서 혁신학교 업무를 맡았고 취임준비위에 속했던 안승문 21세기교육연구원장도 3개(서울교육발전자문위, 주민참여예산자문위, 투자심사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핵심 공약을 추진하기 위해 곽 교육감이 신설한 서울교육발전자문위 등 23개 자문위의 위원장도 공개 지지자들이 대거 맡았다.
○ 자문위는 교육감 라인
곽 교육감은 이들 자문위를 핵심 정책에 대한 자문 수준이 아니라 실제로 업무를 추진하는 통로로 활용하고 있다. 무상급식, 체벌금지, 혁신학교, 문예체 교육 등 주요 정책은 교육청 해당 부서보다도 자문위에서 논의 결정하면 교육감에게 바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았다.
선거를 돕다 시교육청으로 들어온 라인도 막강하다. 취준위나 당선자 TF에서 일했던 언론인 출신 박상주 씨, 교육평론가 이범 씨, 전 전교조 교사 이형빈 씨는 비서실에서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정책 추진 상황을 해당 과에서 모르는 경우가 있어 자문위나 비서실 등의 교육감 라인이 따로 있다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자문위의 위상은 곽 교육감이 간담회나 협의회 명목으로 사용한 업무추진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곽 교육감이 구체적으로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알 길이 없다. 원래 업무추진비 사용 명세는 언제 누구와 어디서 만났는지를 자세히 기록해야 하지만 ‘현안업무 추진 관련 유관기관과의 간담회’ ‘교육정책 의견 수렴 간담회’ ‘문예체 관계자 간담회’ 등 추상적으로 기록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곽 교육감이 여러 진보진영의 결집과 지원을 통해 당선된 만큼 취임 뒤부터 갚아야 할 ‘사람 빚’이 많다는 이야기가 계속 돌았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동영상=뒷돈 의혹 곽노현 검찰 출석